기가바이트 제품,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서 사라져
'메이드인차이나' 조롱한 대만 업체, 시총 6천억원 증발
대만의 컴퓨터 하드웨어 제조업체 기가바이트가 중국산 제품을 비하했다가 불매 운동 표적이 됐다.

12일 봉황망 등에 따르면 컴퓨터 그래픽카드와 마더보드로 유명한 이 업체는 웹사이트에서 자사의 제품에 대해 '메이드인 타이완'(Made in Taiwan)을 내세우면서 "저비용 저품질 방식으로 중국에서 외부로 위탁하는 기타 브랜드와 다르다"고 홍보한 것이 중국 이용자들의 분노를 샀다.

전날 징둥(京東)과 쑤닝(蘇寧) 같은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기가바이트 제품은 사라졌다.

'기가바이트'로 검색해도 아무런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이날 이 업체의 주가는 가격 제한폭인 10% 급락한 104대만달러(약 4천182원)로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하한가를 쳤다.

이날 대만 증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로 4% 넘게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기가바이트의 하락 폭은 훨씬 컸다.

기가바이트의 시가총액은 이틀간 152억 대만달러(약 6천억원)가 감소했다.

이 업체는 전날 사과문에서 "전에 발표했던 내용은 사실과 아주 다르다"면서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의 품질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공산주의청년단은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기가바이트는 그런 용기가 어디서 나왔나?"고 짤막한 평을 남겼다.

중국 소비자들의 심기를 잘못 건드렸다가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졌다.

인민망은 논평에서 기가바이트가 내부 관리를 강화하지 않으면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의 인권 탄압을 비판하고 신장에서 면화를 구입하지 않겠다고 밝힌 H&M, 나이키, 아디다스 등에 대한 불매 운동이 일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