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맛보기일 뿐"…하마스 "확전 준비됐다"
양측 민간인 인명피해 늘어나…이스라엘 곳곳 아랍계 시위
보복에 보복…이스라엘 공습에 하마스 로켓포 반격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공격과 반격이 '보복의 악순환'으로 빠져들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하마스는 10일(현지시간) 밤부터 이어진 이스라엘군의 전투기를 동원한 공습에 대응해 로켓포 200여발을 발사했다고 12일 밝혔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민가를 노린 공습에 대한 대응으로 텔아비브를 향해 110발, 남부 도시 베에르셰바를 겨냥해 100발의 로켓포를 쏘고 있다"라고 발표했다.

하마스가 지목한 공격 대상 지역에는 12일 새벽 공습 사이렌이 울렸고 주민들이 방공호로 대피했다.

앞서 라마단(이슬람의 금식 성월) 마지막 금요일(권능의 밤)을 맞은 7일 동예루사렘의 알아크사 사원에 팔레스타인 주민 수만명이 모여 종교의식을 치렀다.

이 과정에서 일부가 반(反) 이스라엘 시위를 벌였고 이스라엘 경찰이 알아크사 사원에 진입해 이를 강경하기 진압, 양측이 격렬하게 충돌했다.

무슬림인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슬람 성전인 알아크사 사원 내부까지 이스라엘 경력이 들어와 물리력을 행사하자 크게 분노했다.

10일까지 이어진 양측의 충돌로 팔레스타인 주민 700여명과 이스라엘 경찰 20여명 다쳤다.

가자지구의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알아크사 사원에서 경찰이 철수하라고 경고하면서 10일 오후부터 로켓포 수백 발을 발사했다.

이에 이스라엘군은 전투기를 동원해 가자지구 도심을 대규모로 보복 공습했다.

이스라엘군과 하마스는 모두 상대방이 민간인 지역과 건물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10일 본격화한 양측의 충돌로 가자지구에서는 어린이 10명을 포함해 최소 32명이 숨졌고 이스라엘 주민도 3명 사망했다.

부상자도 수백명 나왔다.

보복에 보복…이스라엘 공습에 하마스 로켓포 반격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11일 "이번 공습은 맛보기일 뿐"이라고 경고했고, 이스마일 하니예 하마스 지도자도 "이스라엘이 확전을 원한다면 우리도 기꺼이 준비됐다"라고 맞섰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2일 아랍계 주민이 많은 중부도시 로드에 대해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로드에서는 10일 밤 반이스라엘 시위가 진행되는 도중 아랍계 주민이 유대계 남성이 쏜 총에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아랍계 주민은 11일 오후 피해자의 장례식에 모여 경찰과 충돌했다.

로드 외에도 아크레, 와디 아라, 지스르 아자르카 등 아랍계 주민이 많이 사는 이스라엘 도시에서 시위가 이어졌다.

이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력 충돌은 네타냐후 내각이 붕괴하는 정치적 혼란 속에서 빚어졌다.

지난해 3월 총선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과 간츠 국방부 장관이 주도하는 중도성향의 '청백당'이 코로나19 정국 타개를 명분으로 연정을 구성했다.

그러나 두 당은 현안을 두고 사사건건 충돌했고 7개월 만에 연정이 해체돼 올해 3월 총선을 다시 치렀지만 리쿠드당은 연정 구성에 실패했다.

연정이 구성되지 않으면 또 총선을 치러야 할 판이다.

또 네타냐후 총리는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