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4월 자동차 판매가 전월 대비 전반적으로 감소한 가운데 테슬라는 3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미·중 갈등 격화에 중국 내 반감마저 커지고 있는 테슬라는 중국 공장 증설 계획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중국 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테슬라의 지난달 중국 판매량은 2만5845대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달 3635대에 비해선 7배가량 늘었지만 지난 3월 3만5503대와 비교하면 27.2% 급감했다. 4월의 중국 자동차 시장이 전반적으로 축소됐지만 테슬라의 부진은 더 두드러진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4월 자동차 판매량은 169만8000대로 전년 동월 대비 9.1% 늘었지만 전월 대비로는 8.2% 줄었다. 전기차 판매도 전월 대비 14.8% 감소한 13만2000대로 조사됐다. CPCA는 내수 경기 회복이 고르지 못한데다 코로나19 경기부양 정책들이 축소되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됐으며, 이런 추세가 5월에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는 상하이에 첫 해외 공장을 짓고 지난해 1월부터 준중형 세단 모델3를 판매하면서 중국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올해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를 추가하면서 판매량을 늘려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 내에서 테슬라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2월 중국 당국은 차량 배터리 화재,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실패 등과 관련한 소비자 불만을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3월에는 일부 군 부대에서 차량 내 카메라의 보안 우려로 테슬라 차량 출입을 중단시켰다. 지난 달에는 상하이모터쇼에서 테슬라 차주가 전시차에 올라 브레이크 문제를 주장하는 기습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 사건이 중국에서 큰 파장을 일으키면서 일각에선 불매운동까지 나타났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11일(현지시간) 테슬라가 상하이공장을 증설하기 위해 토지 경매에 입찰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상하이공장은 연간 4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대형 공장이다. 테슬라는 이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을 유럽과 일본 등에 수출해 왔으며, 미국 등으로 수출 대상 지역을 늘리기 위해 공장 맞은편 토지를 매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미·중 갈등 지속으로 불확실성이 커지자 증설 계획을 백지화했다는 분석이다. 테슬라는 지난달 중국산 모델3 1만4000여대를 수출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