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 사진=AP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 사진=AP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그룹이 지난해 50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렸다. 애플과 사우디아람코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로 삼성전자의 지난해 순익보다 2배 많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20회계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 소프트뱅크그룹의 순이익이 4조9000억엔(약 50조4308억원)을 넘었다고 12일 보도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이날 오후 4시30분 연간 실적을 발표한다.

소프트뱅크그룹의 순익은 지난해 세계 기업 가운데 3위에 해당한다. 1위는 미국 애플(엔화 환산시 6조1905억엔), 2위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정유회사 사우디아람코(6조1905억엔)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4조7882억엔), 중국공상은행(4조7499억엔), 워런 버핏의 벅셔해서웨이(4조5399억엔), 구글(4조2994억엔) 등을 순익 면에서 모두 앞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순익(26조4078억원)보다는 2배 가까이 많다. 일본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종전 기록은 2017년 도요타가 기록한 2조5000억엔이었다.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VC)인 비전펀드 등을 운영하는 소프트뱅크그룹은 투자성과에 따라 실적이 냉온탕을 오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증시가 폭락한 2019회계연도에는 회사 역사상 최대 규모인 9615억엔의 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순익이 급증한 것은 반대로 투자기업의 기업가치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배달앱 도어대시와 인터넷 상거래업체인 쿠팡이 미국 증시에 상장하면서 대박을 냈다. 중국 배차앱 디디와 동남아시아 그랩 등 비상장기업의 기업가치도 크게 올랐다.

작년 4~12월까지 실현이익이 2052억, 평가이익이 2조5455억엔에 달한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디지털화가 급속히 진전되면서 소프트뱅크그룹이 투자한 정보기술(IT) 관련 기업의 성장이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2017년 시작한 비전펀드 1호는 총 92개 회사에 투자했고, 작년말까지 10개사의 자금회수(엑시트)를 마무리했다. 지난해 출범한 비전펀드 2호도 지금까지 26개사에 투자했다.

올해도 투자한 회사의 상장이 줄줄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소프트뱅크그룹이 기록적인 수준의 순익을 이어갈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도쿄=정영효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