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반군부 활동을 벌이던 시인 케 띠 씨/사진=SNS
미얀마 반군부 활동을 벌이던 시인 케 띠 씨/사진=SNS
미얀마 군부를 비판하던 시인이 지난 주말 군부에게 체포된 뒤 장기가 적출된 시신으로 발견됐다.

지난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저항시인 케 띠(Khet Thi)가 미얀마 중앙부에 있는 사가잉 지역의 중심 도시인 쉐보에서 무장한 군인들에 의해 체포됐다. 다음날 케 띠는 장기가 모두 제거된 채 싸늘한 시신으로 병원 침대에 누워 있었다.

그의 부인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남편이 체포될 당시 간단한 심문만 한다고 했다. 다음날 아침 남편이 100㎞ 떨어진 지역 병원에 있다고 전화가 왔다. 당시에는 팔 부러진 정도겠구나 예상했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그곳에 도착했을 땐 이미 남편은 장기가 제거된 채로 영안실에 누워있었다"며 "병원에서는 남편의 심장에 문제가 있던 게 사망 원인이라고 했지만 난 이 말을 믿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해당 병원 측에 케 띠의 사망 원인과 장기가 사라진 이유를 물어봤지만 어떠한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엔지니어였던 케 띠는 미얀마 군부 쿠데타 발생 이후 다양한 시를 만들어 저항해왔다.

그가 만든 대표적인 시 문구로는 "군부는 우리의 머리에 총을 쏘지만 우리의 저항 정신은 심장에 있어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얀마 군부는 지난 2월 1일 새벽 쿠데타를 일으켰으며 수치 고문 등 정부 고위 인사들을 구금했다. 곧이어 군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후 쿠데타를 반대하는 시위가 미얀마 전역에 발생하자 군부는 군인과 경찰을 동원하면서 무력으로 시위대를 진압하고 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