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정부도 "환영" 입장 밝혀
탈레반, 이슬람 명절 '이드' 맞아 3일간 휴전 선언
아프가니스탄의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이슬람권 최대 명절인 '이드 알 피트르'를 맞아 3일간 휴전을 선언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10일 보도했다.

탈레반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드 첫날부터 사흘째 되는 날까지 전국에서 적에 대한 모든 공격 작전을 중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하지만 만약 적이 이 기간에 공격을 감행할 경우 강력하게 방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드 알 피트르는 라마단(이슬람의 금식성월)의 종료를 기념하는 축제다.

올해는 초승달의 출현 상황에 따라 13일 또는 14일부터 시작된다.

탈레반은 작년에도 이드 알 피트르 때 비슷한 정전 선언을 한 바 있다.

탈레반의 정전 선언에 압둘라 압둘라 아프간 정부 국가화해최고위원회 의장 측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압둘라 의장은 작년 9월부터 시작된 탈레반과의 평화협상을 총괄하고 있다.

탈레반의 이번 선언은 68명이 숨진 지난 8일 카불의 한 학교 근처 폭탄 테러 이후 이틀 만에 나왔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이번 테러의 배후로 탈레반을 지목했지만, 탈레반은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탈레반은 미군이 지난 1일부터 공식 철수를 시작하자 헬만드주 등 여러 곳에서 최근 대규모 공세를 벌이고 있다.

탈레반은 미국이 5월 1일까지 모든 주둔군을 철수하겠다고 한 약속을 어겼다는 입장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2월 미군과 동맹군을 5월 1일까지 아프간에서 철군하겠다며 탈레반과 평화 합의에 서명했다.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5월 1일부터 아프간 철군을 시작해 9월 11일 이전에 끝내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배후로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을 지목하고, 탈레반에 신병 인도를 요구했으나 거부당하자 동맹국과 합세해 아프간을 침공했다.

이후 아프간에 친서방 정권을 수립하는 데 성공했지만, 탈레반이 강력하게 저항하면서 장기전으로 이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