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1~3월) 북미 기업의 산업용 로봇 지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충격을 받았던 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수요가 급증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미국 첨단자동화협회(A3)는 지난 1분기 북미 기업들이 발주한 산업용 로봇이 9092대로 전년 동기 대비 19.6% 늘었다고 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주문 금액은 4억6600만달러 이상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로봇 발주가 가장 많이 증가한 산업은 금속 제조업(86%)이었다. 생활과학·제약·바이오 기업의 로봇 구매는 72%, 소비재 기업은 32% 늘었다.

과거 산업용 로봇 수요는 자동차 산업에 집중됐지만, 최근에는 아마존과 같은 전자상거래 업체의 물류창고부터 식품 가공업체의 생산시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지난해 북미 기업들이 구매한 로봇 또한 대부분 자동차 공장에 투입되는 제품이 아니었다고 한다.

로봇업계는 북미 지역의 강력한 경제 재개 덕분에 로봇 수요가 많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판단한 기업들이 앞다퉈 로봇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제프 번스타인 A3 회장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의 영업활동이 위축되면서 로봇 투자도 꽁꽁 얼어붙었다”며 “하지만 올해 들어 자동화 투자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로봇 투자를 늘려 생산성을 높이고 미래 경쟁에 대비하려는 기업이 많다”고 덧붙였다.

자동화 시스템 구축에 적극적인 기업으로는 미국 최대 육가공 업체인 타이슨푸드가 꼽힌다. 이 회사는 2019년 아칸소주 스프링데일 본사 인근에 2415㎡ 규모의 자동화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타이슨푸드는 육가공 식품 생산라인 끝에 상자를 자동으로 포장하고 정리하는 공장용 로봇을 설치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우리가 연구 중인 자동화 시스템은 개발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며 “닭 뼈를 발라내는 작업의 경우 닭의 크기가 제각각이라서 획일적으로 움직이는 로봇을 투입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박상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