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분기 큰 폭 성장했지만
경기 과열엔 동의하지 않아"
주요 인사들도 "긴축 이르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경기 과열을 우려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으나 미 중앙은행(Fed) 핵심 인사들은 통화 팽창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시장의 관심사로 떠오른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 논의 시점에 대해선 “아직 때가 아니다”고 일축했다.

제롬 파월 의장에 이어 Fed 내 2인자로 꼽히는 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은 5일(현지시간) CNBC에 출연, “1분기에 경제가 엄청나게 성장(6.4%)했으나 우리 목표와는 여전히 멀리 떨어져 있다”며 “경기가 과열됐다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고용이 개선되고 있지만 실제 실업률은 10%에 가깝다”며 “테이퍼링을 검토할 시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작년 4월 14.8%까지 치솟았던 실업률이 올 3월 6.0%까지 낮아졌지만 이 숫자엔 구직 포기자 등이 감안되지 않았다는 게 Fed의 인식이다. 그는 “향후 수개월간 물가가 오르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심각한 수준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옐런의 주장대로) 대규모 부양책이 경제를 과열시키고 물가 급등을 유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이날 뉴욕 바드칼리지의 레비 경제연구소가 주최한 화상 강연에서다. 그는 “경제 재개 효과로 물가가 수개월간 뛰겠지만 머지않아 소멸할 것”이라며 “(Fed 목표인) 지속적인 2% 초과 상승이 어려울 것이란 의미”라고 말했다.

에번스 총재는 “최대 고용과 완만한 물가 상승 달성이란 두 가지 목표를 이루기엔 여전히 갈 길이 남아 있다”며 “통화 완화 정책이 상당 기간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는 또 다른 강연에서 “(4~5월의) 물가 급등은 일시적일 것”이라며 “테이퍼링을 시작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단언했다.

그는 “코로나 사태 초기만 해도 휴지 세제 등이 부족했지만 제조업체가 공급을 늘려 해소됐다”며 “최근 가격 인상을 야기한 요인들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셸 보먼 Fed 이사는 “올해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아지고 실업률은 더 떨어질 수 있다”며 “하지만 공급 병목 현상만 해소되면 물가 상승 압력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지표들은 미 경제의 추가 상승을 예고했다. ADP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민간부문 고용은 전 달 대비 74만2000명 늘었다. 작년 9월 이후 가장 큰 폭이다. IHS마킷이 발표한 같은달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64.7(확정치)로, 역대 최고치였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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