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장 "비극이 논쟁거리 됐다.

용서 구한다"…관할 검찰 2인자 해고
미 검찰 "경찰에 피살 13세 소년 총기소지 주장은 잘못" 사과

미국 시카고 경찰이 저항 의사가 없는 13세 용의자를 총격 사살한 사건과 관련, 관할 검찰이 소속 검사가 법정에서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한 데 공식으로 사과하고 책임을 물어 검찰 2인자를 해고 조처했다.

시카고를 관할하는 쿡 카운티 검찰의 킴 폭스 검사장(49·민주)은 5일(현지시간) 이번 경찰 총격 사건의 담당 검사가 법정에서 소년 애덤 톨리도가 피격 당시 손에 총을 들고 있었던 것으로 잘못 묘사했다고 시인했다.

이어 "현장 동영상이 일반에 공개돼 사실이 드러나기 전까지 검찰 내 누구도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톨리도는 지난 3월 29일 오전 2시 35분께 시카고 서부 라틴계 밀집지 리틀빌리지에서 또 다른 용의자 루벤 로먼(21)과 함께 길을 걷다가 순찰 중이던 경찰이 검문하려 하자 달아났고 결국 경찰이 쏜 총에 맞았다.

당시 경찰은 톨리도가 총을 갖고 있었고 위협적이었다고 밝혔으며, 담당 검사 제임스 머피는 지난달 10일 열린 로먼 재판에서 경찰 주장을 되풀이했다.

머피 검사는 법정에서 "(톨리도가) 오른손에 총을 쥐고 있었다.

경관이 총을 발사했고 그의 가슴에 맞았다.

피해자의 총은 울타리 뒤쪽에 떨어졌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지난달 15일 사건 현장 동영상이 공개되며 검찰은 큰 비난에 직면했다.

톨리도가 경찰 지시대로 총을 버리고 두 손을 들어 투항 의사를 보인 순간, 경찰이 발포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후 머피 검사는 휴직(administrative leave) 처분을 받았고, 검찰은 내사에 착수했다.

미 검찰 "경찰에 피살 13세 소년 총기소지 주장은 잘못" 사과

폭스 검사장은 "내사 결과, 검찰 조직 내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검찰이 야기한 혼란과 오해로 인해 13세 소년의 죽음이라는 비극이 논쟁거리가 돼버렸다.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폭스 검사장이 구체적인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내사 결과 발표 직후 쿡 카운티 검찰 2인자인 제니퍼 콜먼 부검사장이 사퇴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머피 검사는 내사 종결과 함께 자리로 복귀했다.

폭스 검사장은 검찰 경력 26년차인 콜먼 부검사장이 톨리도 사건 관련 세부 정보를 가장 많이 가진 인물이었다며 "검찰 내에서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총격 경관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톨리도 사건은 그의 어린 나이 때문에 발생 직후부터 더 큰 관심을 모았으나, 폭스 검사장은 사건 현장에 톨리도와 함께 있었던 로먼에 대한 재판 이후까지도 현장 동영상을 확인하지 않은 사실을 고백한 바 있다고 시카고 NBC방송은 전했다.

쿡 카운티 검찰은 머피 검사 역시 충분한 정보 없이 법정에 섰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검찰 총책인 폭스 검사장이 직접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폭스 검사장은 앞서 지난 2019년 시카고에서 흑인 동성애자 혐오범죄 자작극 소동을 벌인 배우 저시 스몰렛을 기소한지 한 달만에 이유 없이 공소를 취하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스몰렛은 이후 특별검사에 의해 재기소됐다.

민주당 기득권층의 지지를 받는 폭스 검사장은 논란에도 작년 11월 재선에 성공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