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모범국가로 꼽히는 대만에서 지역사회 감염으로 추정되는 코로나19 환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 철벽방어' 대만도 위기…"지역사회 감염 우려"
4일 빈과일보 등에 따르면 대만 보건당국은 전날 방역호텔인 노보텔의 외주 전기·수도설비업체 직원(1145번)과 지난달 20일 호주에서 코로나19 환자로 확진된 중화항공 조종사의 딸(1146번) 등 2명이 다시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 초부터 같은달 28일까지 노보텔에서 일을 한 것으로 알려진 40대 남성인 1145번과 인도네시아 국적의 10대 여성인 1146번은 각각 지난달 28일과 30일에 증상을 보여 이달 3일 확진됐다고 당국은 덧붙였다.

이들 가운데 1146번은 호주에서 확진된 인도네시아 국적 조종사 가족으로 조종사의 부인(1111번)과 아들(1090번)은 이미 확진된 상태다.

당국은 아울러 지난달 19일부터 28일까지 호텔에서 근무한 하청업체 직원, 아르바이트생 등 74명을 파악해 자가격리 조치 후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천스중(陳時中) 대만 위생복리부 부장(장관)은 전날 대만 본토에서 2명의 감염사례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현재까지는 가족 간의 감염으로 인한 것이 대부분이지만 지역 사회 감염에 매우 근접해 있는 상황"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오는 5월 중순 이전까지 모두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이미 지역사회 감염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전문가 진단도 나왔다.

양즈량(楊志良) 전 위생서장은 이번 사태가 지난 1월 북부 타오위안(桃園) 병원발 코로나19 확산 때보다 훨씬 심각하다면서 "이것이 바로 지역사회 감염"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20일 호주에서 중화항공의 조종사가 코로나19 환자로 확진된 후 전날까지 중화항공 조종사와 노보텔에서 26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중화항공 조종사 5명의 가족과 노보텔 직원 1명의 가족에서 가족 간 감염이 확인됐다고 대만 언론이 전했다.

특히 이들 중 조종사인 1079번과 1122번은 심각한 폐렴 증상을 보였으며, 노보텔 직원인 1120번은 기도삽관까지 하는 등 중증 환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대만언론은 노보텔 측에서 일반인 고객이 숙박하는 1관과 조종사들이 자가 격리하는 2관을 구분하지 않고 자가격리 대상인 조종사를 1관에 투숙시키는 등 방역호텔의 '구멍'으로 인한 교차감염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대만에서는 전날까지 코로나19 확진자 1천145명, 사망자 12명이 각각 나왔다.

'코로나 철벽방어' 대만도 위기…"지역사회 감염 우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