첸나이서 인도 항공사 이용…이달 부정기 항공 12편 예정
막힐 뻔한 하늘길 뚫고…인도 교민 172명 특별기로 귀국길
하늘길이 막힐 위기에 처했던 인도 교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확산으로 신음하는 인도를 떠나 귀국길에 오르기 시작했다.

3일 주첸나이총영사관과 첸나이한인회에 따르면 현지 교민 172명이 4일 오전 0시30분(이하 현지시간) 인도 남부 첸나이국제공항에서 인도 비스타라항공 특별운항편(UK6301)을 이용해 출국했다.

이 특별편에는 현대차 인도법인 주재원 가족을 비롯해 출장자, 유학생 등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현지에서 실시간 유전자 증폭(RT-PCR) 방식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확인을 받은 후 비행기에 올랐다.

애초 탑승 예정 인원은 173명이었지만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빠졌고 좌석을 점유하지 않는 아기 두 명이 인원수에 추가됐다.

현재 인도에서는 연일 40만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이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닫고 있다.

확진자 폭증으로 인해 병상, 의료용 산소 등이 부족해지는 등 의료 인프라도 붕괴 위기에 처했다.

인구 700만명의 첸나이에서도 최근 하루 6천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가 보고되고 있다.

지난 3월 초만 하더라도 이 수치는 100∼200명대에 불과했다.

첸나이 지역에는 현재 4천여명의 교민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막힐 뻔한 하늘길 뚫고…인도 교민 172명 특별기로 귀국길
당국은 탑승자들을 철저하게 방역 관리할 방침이다.

운항 중에는 기내 좌석 간격 등 거리두기 수칙을 준수하고 기내식 제공 및 이동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입국자는 진단검사를 받고 음성이 확인되더라도 7일간 시설격리 생활을 해야 한다.

또 시설 퇴소 전 입국 6일차에 한 차례 진단검사를 받고, 자가격리 해제 전인 입국 13일차에 보건소에서 또다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오는 6일 오후에는 벵갈루루 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 전세기편이 교민 211명을 태우고 한국으로 들어간다.

이번 달에는 이 두 편 포함 12편의 인도-한국 간 부정기 항공편 운항이 추진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5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가 "전날부터 인도발 부정기편 운영 허가를 일시 중지했다"고 발표하자 인도 교민들이 "버림받았다"며 크게 격앙하기도 했다.

당시에도 인도-한국 간 항공편의 경우 정기편은 없었고 부정기편만 매달 여러 차례 운행됐다.

인도발 한국행 경유편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승객 대부분이 한국인인 부정기편마저 정부가 중지할 경우 인도 교민으로서는 한국으로 돌아갈 길이 사실상 막히는 상황이었다.

중수본은 "내국인(한국인) 이송 목적으로 운항하는 경우 제한적으로 허용 가능하다"고 설명했지만 교민들은 "이미 기존 부정기편은 사실상 내국인용뿐이었는데 정부가 갑자기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주인도한국대사관도 7개 지역 한인회장과 긴급회의를 열고 교민의 이런 우려를 외교부에 전달했다.

결국 중수본은 지난달 27일 "일반적인 부정기편은 중단된 상태이나 내국인 이송 목적으로 운항하는 경우에는 허용하고 있다"고 해명했고 이후 이달 부정기 항공편도 증편됐다.

한 교민은 "중수본이 은근슬쩍 인도발 부정기편 운항을 중단하려다 역풍이 거세지자 이해할 수 없는 논리로 수습하려 한 듯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