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수영장 물 소독에 쓰이는 화학 물질인 염소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고 CNBC가 2일 보도했다. 개인 수영장이 있는 주택 소유주들이 염소를 찾는 데 이어 올여름 입장객이 밀려들 것으로 예상한 수영장 운영업체들이 사재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CNBC에 따르면 최근 미국 수영장 운영업체들은 물에 녹는 고체 형태의 이산화염소 소독제를 공격적으로 비축하기 시작했다. 코디 샐리처 텍사스풀 프로페셔널 사장은 “수영장 관리업을 시작한 지 17년이 됐지만, 염소를 못 구해 이렇게 발을 동동 구르는 것은 처음”이라며 “이산화염소를 사려고 6개 주, 15개 도시를 돌아다녔다”고 하소연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이산화염소 수요가 급증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외출이 어려워지자 집에서 수영을 즐기려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염소는 박테리아처럼 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을 없애주기 때문에 수영장 물 소독에 필수적이다. 시장 조사업체 PK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에는 520만 개의 개인 수영장과 25만5000개의 상업용 수영장이 있다.

수영장 성수기인 여름을 앞두고 염소 품귀 현상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수영장 관리업체 애스크더풀가이를 운영하는 앨런 커티스 사장은 “이달 말이면 염소 재고가 바닥날 것 같다”며 “이산화염소 정제뿐만 아니라 분말, 액체 형태 제품도 모두 고갈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염소 가격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여름 미국 내 염소 가격은 작년 대비 70% 상승할 전망이다. 이미 가격이 두 배로 뛴 지역도 있다. 스코티 히어 스코티풀서비스 사장은 “지난 20년간 50파운드(약 22.6㎏)짜리 이산화염소는 가격이 올라봤자 75~85달러였다”며 “그런데 올해는 이미 140달러를 찍었고 조만간 158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안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염소 대신 소금물, 자외선, 오존 등을 활용해 소독하는 방법이다. 2000달러 이상의 비용을 쓰면 가정용 수영장에 소금물 소독 시스템을 설치할 수 있다고 CNBC는 전했다.

박상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