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가 철군 약속했던 1일 성명 발표
9월로 철군 기한 연장한 미국, '마지막 철군' 시작
탈레반, 미군 철군 시작한 날 "기한 넘겨"…공격 위협
아프가니스탄의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군이 철군을 시작한 날 성명을 내고 공격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탈레반은 1일(현지시간) 트위터로 낸 성명에서 "5월 1일로 합의된 외국군 철수 기한을 넘겼다"면서 "이들에 대한 적절한 조치로 판단되는 모든 대항 행위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고 밝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이어 철군 기한 경과에 대한 지도부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으며 이에 따를 것이라고 탈레반은 덧붙였다.

지난 2월 트럼프 전 대통령은 5월 1일까지 미군과 동맹군을 아프간에서 철군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평화협정인 '도하 합의'를 탈레반과 체결하고 미군의 주둔 규모를 줄여왔다.

탈레반, 미군 철군 시작한 날 "기한 넘겨"…공격 위협
현재 아프간에는 미군 2천500∼3천500명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군 7천 명가량이 남아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트럼프 행정부가 결정한 아프간 철군 방침을 따르기로 했지만 다만 그 시기는 9·11테러 20주년이 되는 올해 9월 11일까지로 미루기로 했다.

호주와 독일 등 미국의 동맹국들도 비슷한 시기에 아프간 주둔 자국군을 철수할 계획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철군 완료를 약속한 이 날 미국은 아프간에서의 마지막 철군을 시작했다.

일각에선 미군과 나토군의 철군이 이뤄지면서 탈레반의 아프간에서의 폭정이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30일 저녁 아프간의 한 대학교 인근에서는 차량 폭탄으로 21명이 사망하고 91명이 다쳤다.

사상자는 대학생 등 모두 민간인이었는데 아프간 정부는 배후를 탈레반으로 지목했다.

아프간 정부의 한 관계자는 "모든 아프간 국민이 탈레반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정보기관은 예상한다"면서 앞으로 수개월 간 폭력 사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탈레반이 도하 합의 체결 후 아프간 시가지에서의 공격을 멈추긴했으나 미군과 그 동맹군이 완전히 철군한 뒤에는 다시 싸움을 시작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국제사회에서는 이슬람 원리주의 단체인 탈레반의 영향력 확대 아래 아프간에서 여성 억압과 인권 탄압 등의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탈레반은 모든 외국 군대가 아프간을 떠나기 전까지 평화 회담에 불참하겠다면서 협상 보이콧을 선언한 상태다.

탈레반은 최근 여러 차례 성명을 통해 5월 1일까지 철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외국군에 대한 공격을 재개하겠다고 경고해왔다.

탈레반, 미군 철군 시작한 날 "기한 넘겨"…공격 위협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