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혁명·디지털 경제시스템 구축 등에 집중 투자
"국가 운명이 여기에"…이탈리아, 334조원 규모 경기부양 가동
이탈리아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불황을 극복하고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334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가동한다.

ANSA 통신 등에 따르면 마리오 드라기 총리는 29일(현지시간) 내각 회의를 열어 2천481억 유로(약 334조3천569억원) 규모의 '코로나19 회복 계획'을 승인했다.

애초 유럽연합(EU)에서 제공하는 회복기금 1천915억 유로와 자체 예산 306억 유로를 합쳐 2천221억 유로로 구성됐으나, 최종 단계에서 특정 프로젝트를 위한 260억 유로가 추가돼 총 2천481억 유로로 확정됐다.

정부가 승인한 최종안은 30일 EU에 제출된다.

현지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초래한 당장의 불황 탈출을 넘어 저성장 장기 침체로 '잃어버린 20년'을 경험한 이탈리아 경제를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려놓을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국가 운명이 여기에"…이탈리아, 334조원 규모 경기부양 가동
드라기 총리는 이를 두고 "이탈리아 국가 운명이 달린 프로젝트"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세부 내용을 보면 '녹색 혁명'으로 명명된 친환경 경제시스템 구축과 디지털화를 양대 축으로 교육·연구, 문화, 교통 인프라, 보건 등에 자금이 집중적으로 투자된다.

더불어 ▲공공 행정 ▲사법제도 ▲조세 ▲규제 완화 ▲경쟁 촉진 등의 5대 개혁 과제도 병행 추진된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를 통해 2026년에는 국내총생산(GDP) 기준 최소 3.6% 이상의 성장 촉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후 급속한 성장을 일궈내며 한때 GDP와 1인당 GDP에서 영국 등 유럽 선도국을 앞지르기도 했던 이탈리아는 2000년 전후로 성장 동력이 급속히 떨어지며 장기 침체에 빠졌다.

코로나19 사태 원년인 작년에는 9%에 가까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전후 최악의 침체를 경험했다.

작년 기준 이탈리아의 GDP 규모는 1조9천억 달러로 세계 8위권이다.

10위 한국(1조6천억 달러)과는 불과 3천억 달러 차이다.

1인당 GDP는 3만1천288달러로 처음으로 한국(3만1천497달러)에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