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내각부 첫 연구결과
해고·자살·성폭력 '코로나 3중고'

"여성수입은 보조수단" 인식 강해
비정규직 해고자 50만명으로 남성 2배
자살율 남성은 주는데 여성은 15% 증가
가정폭력·성폭력 상담 급증
포브스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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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여성에게 주는 피해가 더 크다는 일본 정부의 보고서가 처음 나왔다. 직장을 잃거나 가정폭력 및 성폭력에 시달리고, 자살하는 여성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내각부 산하의 전문가 연구회인 '코로나19가 여성에 미치는 영향과 과제에 대한 연구회'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30일 발표했다. 이 연구회는 "성별에 따른 격차가 큰 일본의 사회구조가 원인으로 '여성의 수입은 가계의 보조수단'이라는 뿌리깊은 사고방식이 여러가지 문제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0년 비정규직 여성 근로자수는 1년전보다 50만명 감소했다. 남성은 26만명 줄었다. 코로나로 일자리를 잃은 여성이 남성의 2배라는 의미다. 비정규직 여성 근로자들이 주로 음식점과 숙박업 등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서비스업 부문에서 일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초등학교가 일제히 휴업한 작년 4월 초등학생 자녀를 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취업이 어려웠다는 연구결과도 처음 나왔다. 그 결과 싱글맘의 실업률이 작년 3분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회는 "가정폭력을 당해도 남편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헤어지는 것을 주저한다고 답한 주부가 많았다"며 "여성의 경제적 자립은 중요한 문제"라고 분석했다.

또 맞벌이 가정의 경우 비정규직 여성은 가계 수입의 20%, 정규직 여성은 40%를 벌어들인다는 결과를 제시하며 "여성의 수입은 가계의 보조수단이라는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본인은 남성 약 1만4000명, 여성 7000명이었다. 1년전보다 여성은 935명 늘어난 반면 남성은 23명 줄었다. 주부와 연금생활자, 고교생 가운데 목숨을 끊은 여성이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각종 폭력의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도 크게 늘었다. 2020년 4월~2021년 2월 가정폭력 상담건수는 17만건을 넘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배 늘었다. 작년 4~9월 성범죄·성폭력 피해 원스톱 지원센터에 성폭력을 상담한 건수도 2만3050건으로 1년전보다 1.2배 늘었다.

시라하세 사와코 연구회장(도쿄대 교수)은 "젠더(성) 격차가 이 이상 벌어져서는 다음 세대가 살아갈 방도가 없다"고 우려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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