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세제 개편안에 항의…수도 보고타 등 전국서 동시다발
콜롬비아서 '증세 반대' 시위…"중산층 주머니만 턴다" 반발
콜롬비아에서 정부의 세제 개편안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28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블루라디오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수도 보고타를 비롯해 메데인, 칼리, 바랑키야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총파업 시위가 펼쳐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악화 속에서도 수만 명의 시위대가 거리로 나와 이반 두케 정부에 항의하는 구호를 외쳤다.

보고타 의사당 앞 등에선 최루가스를 동원해 진압에 나선 경찰과 돌을 던지며 맞서는 시위대가 충돌하기도 했다.

일부 지역에선 혼란을 틈탄 약탈과 방화도 벌어졌다.

동부 칼리에선 사망자 1명도 나왔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사망자 신원과 사망 경위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날 시위의 동기는 다양했지만, 가장 주된 것은 두케 정부가 추진하는 세제 개편안에 대한 반발이다.

콜롬비아서 '증세 반대' 시위…"중산층 주머니만 턴다" 반발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콜롬비아 정부는 총 60억달러(약 6조7천억원)의 세수를 추가로 거두기 위해 개인과 법인에 대한 세금을 늘리고 각종 면세 혜택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소득세 징수 기준을 낮춰 더 많은 이들이 세금을 내도록 하고, 중산층 거주지역 기본 서비스 등에 세금을 매기는 것 등이 포함됐다.

시위 주도 단체 중 하나인 콜롬비아 중앙노동조합(CUT)의 프란시스코 말테스 위원장은 이 같은 개편안이 "큰 부자들은 털끝도 건드리지 않으면서 (평범한) 콜롬비아인들의 주머니만 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냄비를 두드리며 거기로 나온 보고타 시민 마르타는 AP통신에 "이번 세금 인상은 중산층을 더 가난하게 하고 부자들을 배 불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 격화와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우려한 지방 정부들은 야간 통행금지 시간을 앞당기거나 대중교통 운행을 단축하며 시위대의 이른 귀가를 촉구하고 있다.

당초 콜롬비아 법원은 3차 유행을 겪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시위를 연기하라고 명령했으나 시위대는 예정대로 강행했다.

콜롬비아서 '증세 반대' 시위…"중산층 주머니만 턴다" 반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