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EU집행위원장 푸대접 논란에…"성차별 아닌 EU 내부 정쟁"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터키에서 성차별적인 의전 푸대접을 받았다는 논란에 대해 터키가 반박하고 나섰다.

dpa 통신에 따르면 터키 외무부는 28일(현지시간) 이른바 '소파게이트'(sofagate)에 대해 "성차별이라는 비난을 강하게 거부한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이 사건과 관련한 논란은 여성, 유럽인, EU 집행위원회의 지위와는 완전히 무관한 것"이라며 "배후의 악의적인 의도를 찾으려는 시도 역시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지난 6일 열린 EU-터키 정상회담에서 터키 측이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을 무시하는 듯한 좌석 배치를 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나란히 상석에 앉고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상석에서 떨어진 긴 소파에 터키 외무장관과 마주 보고 앉았다.

EU 의전상 집행위원장과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같은 예우를 받는 게 원칙이다.

집행위원장은 국가로 치면 행정부 수반(총리나 대통령)과 같은 지위다.

유럽 언론들은 이 사건의 본질을 서구 여성 정치인에 대한 터키 측의 무시와 차별로 보고 '소파게이트'(sofagate)로 명명한 뒤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터키, EU집행위원장 푸대접 논란에…"성차별 아닌 EU 내부 정쟁"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지난 26일 유럽의회 연설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 "내가 여자이기 때문이라고 나는 결론내렸다.

내가 수트 차림에 넥타이를 맸어도 그런 일이 있었겠나.

특히 이 자리의 여성의원께서 비슷한 경험이 있으실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여성으로서, 유럽인으로서 상처받았고 고립감을 느꼈다"며 "좌석 배치나 의전에 관한 것이 아니라 이것은 우리 존재의 핵심에 미치는 사안이다.

여성이 평등하게 대우받기까지 얼마나 먼 길을 가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터키는 이번 사건의 본질은 여성에 대한 성차별이 아닌 EU 내 정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탄주 빌기츠 터키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현 상황은 EU 내부의 정치적 다툼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아직도 이번 일이 EU 내 일부 국가에서 성차별과 관련된 정치적 논쟁의 도구로 이용되는 점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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