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제기 소송 첫 심리…EU "6월 말까지 배송하라"

EU-AZ 백신갈등 법정싸움 개시…EU, 영국내 생산 백신 배송 요구
유럽연합(EU)과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Z)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결국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아스트라제네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함에 따라 이날 벨기에 브뤼셀의 한 법원에서 열린 첫 심리에서 EU 측 변호인은 영국에 있는 이 회사 공장에서 생산된 코로나19 백신을 즉시 EU로 배송할 것을 요구했다.

EU 집행위와 아스트라제네카는 올해 초부터 백신 공급 지연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3월 말까지 아스트라제네카가 EU에 공급한 백신은 당초 약속한 물량의 4분의 1 정도다.

앞서 이 회사는 EU와 한 계약상으로는 6월 말까지 코로나19 백신 3억회분을 배송해야 하지만, 유럽 소재 공장의 생산 차질 등으로 1억회분을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U 집행위는 이 회사가 공급 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아스트라제네카는 합의를 준수하고 있으며, EU 측이 의무라고 주장하는 사항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EU 측 변호인은 "우리는 6월 말까지 배송을 요구하며, 또한 즉각 계약서에 열거된 모든 공장을 사용할 것을 요구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해당 계약은 아스트라제네카가 이용해야 하는 공장 명단을 담고 있다"면서 그러나 아스트라제네카는 오늘까지도 계약을 위반해 이들 공장을 모두 이용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측 변호인은 그러나 "그 공장들을 이용해야 한다는 의무는 없다"라고 반박했다.

양측간 계약서에는 4개의 백신 생산 공장이 명시돼 있으며 이 가운데 2곳은 영국에 있다.

그러나 아스트라제네카는 벨기에와 네덜란드에 있는 공장에서 생산된 백신만 EU에 배송했고, 영국 내 공장에서 제조된 백신은 EU에 전혀 보내지 않았다.

EU 관리들은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영국 내에서 생산된 백신 수출을 금지한 영국과 이 회사간 계약 조항을 이유로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수출 제한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양측은 내달 26일 다시 심리를 여는 데 합의했다.

EU 측 변호인은 공급이 지연된 백신이 제때 배송될 수 있도록 6월 말 이전에 결정을 내려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측 변호인은 심리 후 "법적 조치를 개시하기로 한 EU 집행위의 결정은 매우 유감스럽다"면서 "우리는 되도록 빨리 분쟁을 해결하기를 희망한다"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