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대통령, '만료된 임기 2년 연장안' 포기
동아프리카 소말리아 대통령이 국내외의 압력에 굴복해 임기 만료에도 불구하고 2년 더 집권을 연장하려던 계획을 포기했다고 AP통신 등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하메드 압둘라히 모하메드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국민 담화에서 "우리가 거듭 밝혔듯 우리는 때에 맞고 평화로운 선거를 할 준비가 됐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5월 1일 의회에 출석해 "선거 과정에 대한 동의를 구할 것"이라며 정치 주체들이 선거 시행 방법에 대한 '긴급 논의'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는 자신의 지역 동맹이던 중부의 갈무두그주와 히르샤벨레주가 임기 연장안에 반기를 들고 자신이 임명한 모하메드 후세인 로블 총리마저 이에 가세한 데 따른 것이다.

급기야 지난 25일에는 수도 모가디슈에서 임기 연장에 반대하는 야권 무장 세력과 자신의 지지 세력 간 충돌이 빚어지자 불안에 떤 주민들이 피란길에 나섰다.

현지 유엔 사무소는 지난 수년간 국가 재건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가고 부족간 충돌이 재연될 것을 우려했다.

이 와중에 이슬람 테러단체 알샤바브는 지방에서 수도로 정부군이 몰리자 그 틈을 타 지방에서 세를 확장했다.

모하메드 대통령은 지난 2월 대선을 치르지 못한 채 4년간의 임기가 끝났지만, 이달 중순 하원의 2년 임기 연장안 결의안에 서명했다.

그는 2023년 1인1표제에 기반한 대선 실시 준비를 임기 연장의 명분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상원에서 자신들의 의결 절차를 배제한 위헌적 결정이라고 반발하고, 미국 등 서방 동맹국도 조속한 선거 개최를 촉구하며 제재 의사까지 내비쳤다.

소말리아 정치권은 지난해 9월 17일 대선 투표 실시안에 잠정 합의했으나 푼틀랜드와 주바랜드 등 5개 반(半)자치주 가운데 2개주의 지도자들이 선거 투표방식을 둘러싸고 대통령과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정국 혼란이 지속됐다.

소말리아는 수많은 부족 원로들이 의원들을 선출하면 의원들이 다시 대통령을 선출하는 간접 선거 방식이다.

직접 선거는 지난 1969년 한 차례만 실시됐고 1991년 군벌 간 내전 이후 20여 년간 부족 간 갈등에 따른 무법 상태가 지속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