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코로나 확산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인도에 백신을 보내기로 했다. 쿼드 참여국인 인도의 'SOS'에 응한 것이다.
◆인접국→'쿼드' 참여국으로 백신 지원 확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백악관 연설후 인도에 백신을 지원할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전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통화한 사실을 거론하며 "언제 백신을 인도에 보낼 수 있을지 그와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하려는게 나의 의도"라고 했다.
또 "우리가 초반 곤경에 처했을 때 인도가 우리를 도와줬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전날 바이든 대통령이 모디 총리와 통화에서 인도에 의료용 산소 공급기와 백신 재료, 치료제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직접적인 백신 지원을 언급한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백신 지원이 인접국인 캐나다, 멕시코에서 쿼드 참여국인 인도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미국은 지난달 멕시코와 캐나다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400만회분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또 다른 쿼드 참여국인 일본의 경우 최근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백악관을 방문해 미·일 정상회담을 한 뒤 화이자 최고경영자(CEO)와 직접 통화해 일본 내 16세 이상 모든 국민 접종에 필요한만큼의 화이자 백신을 공급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인도에 백신을 지원하기로 한 건 인도가 쿼드 참여국이란 점, 중국의 '백신 외교', 미국에 백신이 여유가 있는데 다른 나라를 돕지 않는다는 '백신 이기주의' 비판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쿼드의 핵심 과제 중 하나로 '백신 외교'를 꼽고 있다. 미국 일본 등이 자금 및 원료를 지원하고 인도가 백신을 생산해 인도태평양 국가에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백악관은 이를 위해 쿼드에 코로나 백신 생산을 지원하는 실무그룹을 만들기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인도가 코로나로 위기에 직면하자 서둘러 지원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이 인도에 지원하는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앤디 슬라빗 백악관 코로나 대응팀 선임고문은 전날 트윗을 통해 "미국이 6000만회분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이용가능할 때 다른 나라에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백신 지식재산권 면제도 고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 백신의 지식재산권을 면제하는 방안을 고려중이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사키 대변인은 “다양한 방법이 있고, 지금은 그것(지재권 면제)이 그 방법의 하나지만, 뭐가 가장 합당한지 평가해야 한다”며 미국에서 백신 생산을 늘리는게 더 효과적인지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백신 지재권을 면제해 다른 나라에서도 대량생산하게 할지, 미국내 백신 생산 늘려 다른 나라와 공유할지 검토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측과 만나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이들 제약사는 지재권 적용 중단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더나, 존슨앤드존슨, 바이오앤테크 등 다른 백신 개발사도 부정적 입장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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