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이기주의' 비판에 美,아스트라 백신 6000만회분 푼다
미국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6000만회분(3000만명분)을 다른 나라에 지원하기로 했다. 백신이 남아도는데도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다른 나라에 배포하지 않는다는 '백신 이기주의' 비판을 의식한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앤디 슬라빗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 선임고문은 26일(현지시간) 트윗을 통해 "미국이 6000만회분의 AZ백신을 이용가능할 때 다른 나라에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배포 시점이나 지원 국가는 언급하지 않았다. AP통신 등 미 언론은 앞서 몇개월 내로 수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은 지난달 국경을 맞댄 멕시코와 캐나다에 AZ백신 400만 회분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지원하기로 했지만 대규모로 백신을 내놓겠다는 발표를 한 적은 없다.

미국은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6억회분을 확보했고 존슨앤드존슨 백신도 보건당국의 접중 재개 권고가 내려진 상태다. 18세 이상 성인 중 백신을 1회 이상 접종한 비율도 54%에 육박한다. 이에따라 미 보건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한 AZ 백신을 우선 지원 대상으로 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이 AZ백신을 지원하는 국가에는 멕시코, 캐나다와 함께 인도가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나렌드라 모디 인도총리와 전화통화를 하고 백신 원료와 의료용 산소 관련 물자 등 다양한 긴급지원 제공에 합의하고 코로나19 대응에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미국이 내놓는 AZ백신 6000만회분과 쿼드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백신 지원 논의가 맞물릴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주도하는 쿼드는 백신 전문가 그룹을 마련, 중국의 '백신 외교'에 맞서 인도태평양지역에서 백신 지원을 논의해왔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