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정적' 나발니 23일 만에 단식투쟁 중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이자 수감 중인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23일 만에 단식 투쟁을 중단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나발니는 23일(현지시간) 단식을 계속하면 생명이 위태롭다는 의료진의 경고를 받은 후 단식 투쟁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나발니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러시아와 전 세계의 엄청난 지지 덕분에 우리는 큰 발전을 이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지자 중 일부가 단식에 동참한 것이 단식 투쟁을 중단한 이유 중 하나라고 밝혔다.

나발니는 "(단식 투쟁에 동참한다는)글을 읽었을 때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그들은 나를 본 적도 없는 사람들인데 나를 위해 이런 일을 하려고 한다.

나 때문에 누구도 육체적으로 고통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나발니는 지난해 8월 항공기 기내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로 쓰러진 뒤 독일에서 치료를 받고 올해 1월 귀국했으나 곧바로 체포됐다.

그는 뒤이어 열린 재판에서 2014년 사기 혐의로 받은 집행유예가 실형으로 전환되면서 징역 3년 6개월 형을 받아 복역 중이다.

교도소에서 건강이 악화해 민간 의사 진료를 요구하던 나발니는 당국이 요구를 거부하자 지난달 31일부터 단식에 들어갔다.

나발니 개인 주치의들은 지난 17일 그의 혈중 칼륨 수치가 위험한 수준이라 언제든 심장 박동 장애로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21일에는 러시아 전역에서 나발니를 석방하라는 시위가 벌어졌으며, 정치범 체포를 감시하는 비정부기구(NGO) 'OVD-인포'에 따르면 시위 참가자 1천600여 명이 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내무부(경찰청)는 전국 29개 도시서 1만4천400명이 나발니 지지 시위에 참여했다고 밝혔으나 시위 주최 측은 참가자 수가 이보다 훨씬 많다는 입장이다.

'푸틴 정적' 나발니 23일 만에 단식투쟁 중단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