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본토인이 해외 주식에 투자할 때 주로 이용하는 뉴욕 상장 중국 증권사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자본 유출 제한이 엄격한 중국에서도 미국 주식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경제전문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나스닥에 상장된 중국계 온라인 증권사인 푸투와 업핀테크(라오후)의 주가가 올 들어 모두 두 배 이상 뛰었다. 푸투의 주가는 올해 초 45달러에서 21일 132달러로 2.8배 올랐다. 같은 기간 업핀테크 주가는 7달러에서 18달러로 상승했다. 푸투의 작년 매출은 4억2700만달러로 전년보다 3배 늘었고, 순이익은 1억7600만달러로 6배 증가했다. 업핀테크도 매출(1억3800만달러)이 2.2배 늘었고 순이익은 1600만달러를 내면서 흑자로 전환했다.

중국 본토 투자자들의 유입으로 실적이 개선됐고, 중국인들의 미국 주식에 대한 관심이 계속 커지고 있어 전망도 밝다고 차이신은 설명했다. 푸투의 유료 회원 수는 2018년 13만 명에서 2019년 19만 명, 작년엔 51만 명으로 급증했다. 푸투가 보유한 고객 자산도 같은 기간 6배 커진 368억달러로 불어났다. 업핀테크의 유료 회원도 지난해 2.3배 늘어난 25만 명으로 집계됐다. 두 회사는 모두 미국에 상장돼 있지만 고객의 80% 이상을 중국 본토인이 차지하고 있다.

중국이 자본 유출을 엄격히 통제하는 것에 비춰보면 이 같은 해외 주식 투자 증가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중국 당국은 기본적으로 인가받은 적격국내기관투자가(QDII)에만 해외 주식이나 채권 투자를 허용한다. 또 중국 본토인은 1년에 5만달러 상당의 위안화만 외화로 바꿀 수 있다.

푸투와 업핀테크는 QDII가 아니다. 푸투는 홍콩, 업핀테크는 뉴질랜드에 본사를 두고 해당 지역 금융당국의 증권사 면허를 취득했다. 중국 금융당국의 규제 밖에 있는 것이다. 푸투의 최대주주는 지분 22.8%를 갖고 있는 텐센트다. 업핀테크의 주요 주주는 미국 투자자 짐 로저스, 중국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 등이다. 1인당 외화 환전 한도에 대해선 중국 개인투자자들이 유학자금 등 다양한 명목으로 제한을 피하고 있다는 게 차이신의 설명이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