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확보 전쟁의 승자와 패자가 분명히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탁월한 백신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초기 백신 주사를 투여 받은 계층에서 병원 입원율과 사망률 등이 획기적으로 낮아졌다는 것이다.

FT는 ‘백신이 효과를 내고 있다’(Vaccines are working)란 기사에서 “다양한 사례를 분석한 결과 백신이 탁월한 효능을 보였다는 점이 분명하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게 입원율 및 사망률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상당수 국가에서 백신 도입 초기에 고령층 및 취약층 접종을 먼저 개시했는데 이들 계층에서 입원율 등의 감소세가 뚜렷했다. 특히 80대 이상의 코로나 확진자 비중은 백신 접종 개시 이후 80% 급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젊은층 등 백신 접종이 더딘 계층에선 확진자 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 접종 계층과 비접종 계층의 병원 입원율이 큰 격차로 역전됐다. 파이낸셜타임스 제공
백신 접종 계층과 비접종 계층의 병원 입원율이 큰 격차로 역전됐다. 파이낸셜타임스 제공
백신 보급이 활발한 국가에서 코로나 사태의 종식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여러 징후도 확인할 수 있다는 게 FT의 설명이다. 이 신문은 “백신이 매우 부족한 개발도상국 등에서 향후 수개월간 수백만 명이 매우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미국에선 이날 현재 전체 인구(3억2800만 명) 대비 40.5%의 접종이 완료된 것으로 집계됐다. 성인 중 접종 비중은 51.5%다. 취약 계층으로 분류되는 65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 80.6%의 접종이 이뤄졌다.

미국은 효과가 탁월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만 6억 회분 이상 확보한 상태다. 이날까지 전국에 배포된 백신은 2억7794만 회분이다.

다만 미국 내 백신 접종 속도가 다소 느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영리기구 카이저 패밀리 파운데이션(KFF)은 “접종 속도가 한 번 꺾이면 독려하는 게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