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동부에서 납치된 8살 소녀가 스위스에서 친모와 함께 지내다 발견됐다. 알고 보니 친모는 딸 납치 과정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수사 당국에 따르면 지난 13일 납치된 8살 소녀 '미아'는 지난 18일 국경 너머 스위스에서 무사히 구조 됐다. 신고 닷새 만에 버려진 공장 안에서 발견된 미아 곁에는 지난 1월 양육권을 박탈당산 친모 롤라 몽테마기(28·여)가 있었고, 그는 곧바로 경찰에 붙잡혔다.

확인 결과 롤라는 딸에 대한 양육권이 없어 함께 살지 못하는 상황에서 5명의 남성과 공모해 외할머니와 함께 지내고 있는 미아를 빼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일간 르파리지앵 등은 이번 사건은 친모가 딸의 납치를 의뢰한 모양새를 띠고 있지만 배후에는 과거 중도성향 민주운동당 소속 정치인 레미 다이에 비드만(55)이 있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말레이시아에 수년째 살고 있는 비드만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반유대주의 등에 기반한 각종 음모론을 퍼뜨리며 프랑스 전복을 주장하고 있다.

툴루즈를 주도로 하는 오트가론 주에서 민주운동당을 이끌었던 비드만은 2010년 제명당한 이후 극우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비드만이 운영하는 홈스쿨링 홈페이지에는 '독재'에서 벗어나기 위한 해외 도피 방법을 유료로 안내해준다는 설명이 나와있다고 BFM 방송은 보도했다.

BFM과의 인터뷰에서 비드만이 "어머니의 요청에 따라 아이를 어머니에게 돌려주려 했을 뿐 납치가 아니다"는 주장일 펼친 것과 관련, 롤라가 비드만에 의뢰해 미아를 납치했을 가능성이 설득력을 갖는다.

앞서 롤라는 "사회와 떨어져 살고 싶다"는 의사를 지속적으로 밝혀왔고, 이전에도 모든 것을 팔아버리고 모터 홈(여행·캠프용 주거기능을 가진 자동차)에서 지내고 싶다는 생각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프랑스 당국은 비드만이 미아를 납치할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행에 옮긴 일당에게 3000유로 한화 약 400만원을 전달한 혐의 등으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한편, 범행에 가담한 일당은 위조 신분증으로 아동복지담당 공무원 행세를 하며 외할머니에게서 미아를 넘겨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당국은 아직 스위스에 있는 롤라의 신병을 인도하는 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