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사진=AP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사진=AP
'스토롱맨'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최근 중국이 잇따라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범한 것과 관련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이례적인 심야 공개연설을 통해 "중국이 우리 바다에서 석유를 시추한다면 군함을 보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당시 두테르테 대통령은 "당장 남중국해에 낚시배를 보낸 일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이건 해경선을 보내 내쫓으면 된다"고 말했다. 나아가 "중국이 우리바다에서 자원을 얻는다면, 나는 그것이 우리가 중국과 합의한 내용임을 따질 것이며 우리도 자원을 채굴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중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요청하는 등 친중 행보를 펼치고 있다. 이에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은 중국을 막을 힘이 없다"며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최대한 언급을 피해왔다. 그러나 자국내에서 악화된 반중 여론을 의식해 강경발언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중국 남부와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으로 둘러싸인 남중국해는 어업권과 자원 영유권 등을 놓고 인접국 간 분쟁이 끊이지 않는 해역이다.

중국은 피어리 크로스 암초, 수비 암초, 미스치프 암초 등 7곳을 인공섬으로 조성해 군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설들을 계속 설치, 주변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