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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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위축에도 지구 온난화 현상이 심각했다.

유엔 산하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해 지구의 평균 온도가 관측이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세계 기후 상황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온은 역대 가장 더운 3개년 중 한해에 속한다. 라니냐(적도 동태평양에서 저수온 현상)에도 기온이 가장 높았던 2016년, 2019년과 비슷하다.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혁명 이전보다 1.2도 높았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아르헨티나 북부 우루과이 파라과이 등 남미의 많은 지역에 심각한 가뭄이 일어났다.

러시아도 시베리아를 중심으로 유난히 따뜻했다. 지난해 러시아의 평균 기온은 3.2도로 2007년 세워진 종전 최고치보다 1.0도나 상승했다.

또 지난해 7∼9월 미국 남서부는 관측 이후, 가장 덥고 건조한 기간으로 파악됐다. 네바다주와 유타주는 가장 건조한 해였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에선 작년 8월16일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54.4도를 기록했다.

작년 동아시아의 여름도 매우 뜨거웠다. 일본 하마마쓰에서는 8월17일 최고치인 41.1도를 기록했다. 대만에서는 7월24일 최고 수준인 39.7도를 찍었다.

추가로 미국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등에서는 대형 화재가 자주 발생했고,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선 대형 홍수가 빈번했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모든 핵심 기후 지표들은 기후 변화가 가차 없이 계속되고 이것이 사람, 사회, 경제에 미치는 손실과 피해가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2020년은 극단적으로 기후가 혼란스러운 한해였다"며 "우리는 기후변화가 초래할 최악의 충격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기후 변화에 대해 경고했다. IEA는 전 세계에서 올해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이 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기후 변화의 요인으로 꼽히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올해 5%가량 증가, 330억t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엔 화석연료 수요 감소 등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감소했지만, 올해는 세계 경제가 코로나19 사태에서 회복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늘 것이라는 전망이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올해 전 세계에서 탄소 배출량이 15억t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것은 끔찍한 경고"라고 지적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