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토의서 미얀마 상황 브리핑…아세안·안보리에 '행동' 촉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19일(현지시간) 국제사회에 미얀마 유혈 사태 해결을 위한 즉각적인 행동을 촉구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국제 평화·안보 유지에서 유엔과 지역기구 간 협력'을 주제로 개최한 온라인 공개토의에 참석해 미얀마 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이같이 제언했다.

반 전 총장은 "민간인을 살상하는 무력 사용과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윈 민 대통령, 시위대 수천명의 구금을 규탄한다"며 미얀마 군부의 시위대 유혈 진압을 '반인류 범죄'로 규정했다.

유엔 사무총장 재임 시절 미얀마 민주화에 관여했던 반 전 총장은 국제 원로그룹 '디 엘더스(The Elders)' 회원들, 지역 지도자들과 해법을 모색했다면서 "긴장 완화를 돕고 건설적 대화를 향한 길을 찾기 위해 최근 미얀마 당국에 방문을 신청했으나 거절당했다"고 소개했다.

반 전 총장은 미얀마 사태와 같은 분쟁 예방과 해결을 위한 유엔과 지역기구 사이의 협력을 강조하면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에 "주권 국가의 내정 불개입 원칙이 심각한 인권침해 상황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구실이 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얀마 군정 수뇌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아세안 정상회의에 초청됐다는 보도와 관련해 "아세안 정상들이 정상회의에서 즉각적이고 단합된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며 "최소한 고위급 아세안 대표단이 모든 관련 당사자들과의 대화를 위해 미얀마를 방문하는 데 합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엔 안보리에는 "성명을 내는 데 그치지 말고 집단행동으로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며 "아세안 정상회의 후 안보리는 후속 조치를 취하기 위해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러면서 "전직 사무총장으로서 안보리에 폭력과 유혈을 멈추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고 미얀마의 평화와 민주주의 복구를 위한 절차를 시작할 것을 촉구한다"고 당부했다.

반 전 총장은 "특히 상임이사국들이 어떤 조치를 할 수 있을지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면서 "'보호책임'(R2P·Resposibility to protect)의 원칙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안토니우 구테흐스 현 사무총장을 향해서도 "사태의 심각성과 긴급성을 고려할 때 사무총장 본인도 폭력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미얀마 군부와 직접 대화하고 사태를 중재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날 토의에는 안보리 이사국 대표들은 물론 구테흐스 총장도 직접 참여했다.

반기문 "미얀마 군부가 방문거절…유엔총장이 직접 대화해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