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국들과 전방위적으로 ‘중국 포위망’을 짜고 있는 미국이 일본과 호주를 끌어들여 국제적인 통신 데이터에 사용되는 해저케이블 분야에서 중국 견제에 나섰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달 미국, 일본, 호주의 정부 관계자와 관련 기업이 비공식 회의를 열고 태평양 지역의 해저케이블 건설 사업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19일 보도했다. 이를 위해 이들 세 나라는 중국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전략상 중요한 지역의 해저케이블 부설 사업에 각국의 정책금융회사가 공동으로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기업이 해저케이블 부설 사업권을 따내지 못하도록 견제하는 게 세 나라의 목표라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 1월 일본 NEC가 중국 기업을 누르고 태평양의 섬나라인 팔라우와 미국을 잇는 해저케이블 건설 계약을 따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NEC는 일본 국제협력은행(JBIC)뿐 아니라 미국과 호주의 정책금융회사들로부터도 융자를 지원받아 입찰에서 승리했다. 세 나라는 앞으로도 NEC와 같은 사례를 늘려 나가기로 했다.

최근 국제통신의 99%는 세계 바다에 깔린 광케이블을 통해 이뤄진다. 국제통신량이 늘어나면서 해저케이블을 새로 건설하려는 수요도 늘고 있다. 최신 케이블시스템은 1초에 DVD 1만 장분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어 안전보장상 중요한 인프라로 떠올랐다. 중국 기업에 부설을 맡기면 정보의 누설과 차단에 악용될 수 있다고 세 나라는 우려하고 있다.

해저케이블 시장은 미국 서브컴(44%)과 프랑스 알카텔서브마린네트웍스(26%), 일본 NEC(19%) 3개 업체가 점유율 89%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산하인 화하이통신기술은 9%의 점유율로 세계 4위지만, 가격 경쟁력과 중국 정부 지원을 무기로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의 하나로 세계 각지에서 해저케이블 건설 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대만과 우호 관계인 태평양 섬나라들에 막대한 경제 원조를 약속하며 사업권을 따내려 하고 있어 미국과 동맹국들이 긴장하고 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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