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등이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했다”고 자화자찬하며 안주하는 사이 백신 접종에서 크게 뒤처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초창기 방역 모범국' 저격한 뉴욕타임스 "韓·日·호주는 백신확보 실패한 굼벵이國"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코로나19에 잘 대처했는데, 백신 접종률은 왜 이렇게 낮은 것일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과 일본, 호주 세 나라를 백신 접종에 실패한 대표적 국가로 지목했다. NYT는 “유럽이나 미국과 달리 초창기 방역에는 성공한 한국과 일본, 호주 등이 이제는 선진국 가운데 가장 저조한 백신 접종률을 기록하는 형태로 상황이 반전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굼벵이 같은 국가들(laggards)은 코로나19 초기에 감염률과 사망률이 낮아 사치스러운(luxury) 시간을 낭비한 탓에 (현재는) 다른 곳에서 개발하고 제조한 백신에 의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호주 시드니대의 감염병·백신 전문가 로버트 부이는 “초기 질병 통제에 성공했기 때문에 신속한 백신 확보를 위한 노력과 동기가 부족했다”며 “우리의 안일함을 인정해야 한다”고 자평했다. NYT는 한국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등에만 지나치게 의존한 게 저조한 백신 접종률의 원인”이라고 전했다.

한국과 호주의 전체 인구 대비 백신 접종률(1회 이상 접종자 기준)은 3% 미만이다. 오는 7월 도쿄올림픽 개최를 앞둔 일본의 접종률은 1%에 미치지 못한다. NYT는 “백신 접종이 늦어지면 한국과 일본 호주 등의 경기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미국 등 일부 국가의 백신 접종률은 급상승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으로 미국 내 18세 이상 성인 중 1억2832만 명(49.7%)이 1회 이상 백신을 맞은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까지 전체 미국 인구의 24.8%인 8247만 명이 접종을 완료했다. CDC는 오는 6월 중순이면 전체 인구 대비 70%가 접종을 끝낼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미국 방문 중에 화이자 최고경영자(CEO)에게 요청해 백신 추가 공급에 실질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