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융당국이 알리바바그룹 계열 핀테크업체 앤트그룹에 마윈 최대주주가 지분을 처분하는 방안을 찾으라고 수차례 요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8일 보도했다. 당국은 마윈이 지분을 처분하면 정부가 앤트그룹에 대한 압박을 완화할 것이라고 암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앤트그룹은 마윈의 지분 매각이 논의된 바 없다고 부인해 왔으나 적어도 세 차례에 걸쳐 논의가 진행됐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중국 인민은행과 은행보험감독위원회는 올들어 3월까지 마윈과 앤트그룹 경영진을 만나 마윈이 앤트그룹에서 손을 떼는 방안들을 논의했다. 앤트그룹은 마윈의 지분을 앤트그룹이나 알리바바그룹의 기존 투자자에게 넘기기를 희망하고 있다. 경영권에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서다.

그러나 당국은 마윈이 그의 영향력이 닿지 않는 사람이나 기관에 지분을 넘겨야 하며, 또 완전히 손을 떼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중국 국유 자산운용사를 인수 후보로 제시했다.

마윈은 앤트그룹 지분을 직접 갖고 있지는 않지만 이중(二重)의 페이퍼컴퍼니 구조를 통해 앤트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마윈은 항저우윈보투자회사의 지분을 34% 보유하고 있으며, 항저우윈보는 다시 항저우쥔한(앤트그룹 지분율 29.9%)과 항저우쥔아오(20.6%)를 갖고 있다.

항저우윈보의 다른 주주는 징셴둥 앤트그룹 회장, 후샤오밍 전 앤트그룹 최고경영자, 장팡 이사 등 마윈의 측근들로 각각 22%씩 갖고 있다. 중국 정부가 마윈에 지분 처분을 요구한 것은 곧 이런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지배구조를 해소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와 별도로 알리바바그룹은 앤트그룹 지분 33%를 들고 있다.

지난해 10월 마윈이 공개석상에서 금융당국의 보수적인 정책기조를 비판한 이후 마윈과 앤트그룹, 모회사인 알리바바그룹까지 당국의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다. 앤트그룹의 상장은 상장일 이틀 전에 전격 중단됐다. 알리바바그룹은 반독점으로 3조원 넘는 벌금을 부과받았다. 마윈은 반년 가까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고 있다.

로이터는 마윈이 지분을 처분하면 앤트그룹의 상장이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앤트그룹은 당국의 요구에 따라 소액대출, 보험 등 금융업 부문을 떼내 별도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고, 알리페이 등 결제업무에 주력하겠다는 구조조정 방안도 제시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