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할인 항공권…사긴 쉬웠지만 쓰긴 어렵네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하던 시절 '언제 어느 노선에든 쓸 수 있다'며 선불 이용권을 싸게 팔았던 항공사들이 막상 코로나19가 잠잠해지고 여행 수요가 커지자 "예약이 다 찼다"며 항공권 발급을 거부해 선불권을 샀던 소비자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는 "난팡(南方)항공 '해피 플라이 쿠폰'으로 예약을 했더니 항공 스케줄이 14번 바뀌었다"는 글이 20억회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 글은 다오라는 성(姓)의 한 여성이 실제 겪은 일이다. 그는 지난해 난팡항공의 선불권을 샀고, 지난달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우루무치에서 베이징으로 가는 항공편을 신청했다. 그런데 항공사 측이 그의 항공편을 14번이나 변경했고, 급기야 취소까지 해버렸다.

경제전문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난팡항공은 '해피 플라이 쿠폰' 구매자에게 당초 약속했던 것의 좌석의 절반만 배정하고 있다. 예컨대 일요일이었던 지난 3월14일에는 2만석을 배정하기로 했으나 실제로는 1만1700석분만 풀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항공 수요가 급감하자 중국의 항공사들은 손해를 보더라도 현금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이런 할인 선불권을 대량으로 판매했다. 소비자들은 평소보다 훨씬 싼 가격에 원하는 시간, 원하는 목적지의 항공권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올들어 춘제(중국 설) 연휴를 기점으로 국내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항공사들이 선불권 구매 고객들에게 좌석을 잘 내주지 않고 있다는 소비자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한 변호사는 자신의 웨이보에 "소비자들은 자신이 산 재화와 서비스의 정확한 상황을 알 권리가 있다. 항공사들은 시스템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소비자들은 믿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 웨이보 사용자는 "선불권을 사긴 쉽지만 쓰긴 어렵다"고 비판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항공사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시장에서 엄정한 벌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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