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건당국이 13일(현지시간) 존슨앤드존슨(J&J)의 자회사인 얀센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사용 중단을 권고했다. 백신을 접종받은 미국인들 중 6명에게서 혈전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AP통신, CNN, 로이터 등 외신들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이 백신의 중단성명을 발표했다"며 "보건당국은 충분한 주의를 기울인 결과 이 백신의 사용을 중단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공동성명에 따르면 얀센이 개발한 백신을 맞은 사람에게서 '드물지만 심각한'(rare and severe) 형태의 혈전증이 나타난 사례 6건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에 나타난 혈전증은 뇌정맥동혈전증(CVST)으로, 혈소판 감소를 동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혈전증이 나타난 접종자는 모두 여성으로 연령은 18~48세이다. 증상은 접종 후 6~13일에 발생했다. 네브래스카주의 한 여성은 합병증으로 사망했고, 다른 한 환자는 중태로 알려졌다.

CDC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전날까지 J&J 백신 680만회분이 접종됐다. 백신 900만명분이 추가로 각 주로 배송됐다. J&J는 5월 말까지 1억회분 공급을 약속한 상태였다.

CDC는 14일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에서 J&J 백신 접종 후 혈전증이 나타난 사례를 검토하고 '잠재적 의미'를 평가할 예정이다. 이후 FDA는 CDC 평가를 분석하는 한편 개별사례 조사도 진행하게 된다.

J&J는 사용중단 권고 직후 성명을 내 "유럽 보건당국과 이 사례들을 검토하고 있다"며 "유럽에서 우리 백신의 출시를 선제적으로 연기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J&J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과 함께 아데노바이러스를 플랫폼으로 사용하는 '바이러스 벡터 백신'이다. AZ 백신과는 다르게 1회 접종만으로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다 일반 냉장고 온도에서 보관할 수 있는 장점이 부각됐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EU, 캐나다 등이 J&J 백신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한국도 지난 7일 J&J 백신 품목허가를 내렸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