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탈레반 합의보다 4개월 지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9월11일까지 아프가니스탄에 주둔 중인 미군을 철수하기로 했다. 20년 만에 아프간 전쟁이 종식되는 셈이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9월 11일까지 아프간에서 미군 철수 계획을 14일 직접 설명할 예정"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에 대한 군사적 해결방안이 없고, 우리가 거기에 너무 오래 있었다는 견해에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미군 철수의 배경에 대해서 특수한 안보와 인권보장 상황에 기초한 것이라고 전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앞서 외신들은 백악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 내 상황에 따른 잠정적인 철군 보다는 절대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이 관계자는 "우리는 9월11일까지, 가능하면 그 전에 아프간에서 미군을 제로화하겠다"며 "철군은 5월1일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미군 철수 예정 일자를 확정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당초 탈레반 반군 세력과 합의한 철수 시한인 5월1일을 넘기게 된다. 탈레반은 미국이 철수시한을 지키지 않을 경우 아프간에서 외국 군대에 대한 적대행위를 재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존 철군 계획을 뒤집는 것은 아니지만 시기를 4개월여 늦춘 셈이 됐다. 탈레반의 위협을 잠재우며 상징적인 날짜(9월11일)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5일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5월 1일로 돼 있는 아프간 미군 철군 시한을 맞추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연기를 예고했다.

한편 미국의 아프간 개입을 촉발한 것은 2001년에 일어난 9·11 테러다. 탈레반이 테러의 주범인 알카에다의 지도자들을 숨겨줬기 때문이다. 이후 아프간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전투에서 미군과 연합군 병사 수천명이 전사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