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장보다 물소비 4배…작년 240일 연속 비 안와 가뭄 심각
미 라스베이거스, 물 부족에 조경용 잔디 금지 추진

미국 사막에 일군 '향락의 도시'인 라스베이거스가 심각한 물부족에 시달리던 끝에 조경용 잔디를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AP통신 등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라스베이거스를 관할하는 네바다주(州) 남부 수자원 당국은 지난 5일 열린 의회 천연자원 위원회에서 2026년 말까지 필수적 목적이 아닌 잔디를 퇴출하는 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공공·상업 부지에서 장식용으로 조성된 잔디가 '물먹는 주범'이라는 판단에서다.

당국은 이런 잔디 면적이 도심에만 21㎢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하고, 이를 없애면 연간 물소비를 대략 15%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같은 잔디는 선인장이나 다육식물같이 메마른 땅에 강한 조경수보다 네 배 많은 물이 필요하다고 당국은 지적했다.

한 당국자는 "우리가 마실 물을 잔디가 빼앗고 있다"면서 "식료품 매장 등에서 주차장 경계에 조성된 잔디는 누구도 쓰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캘리포니아주는 가뭄이었던 최근 10년간 조경용 잔디에 물을 주는 것을 일시 금지한 적 있다.

하지만 주요 도시나 주에서 이런 잔디를 '영구 퇴출'하는 방안이 추진된 적은 없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조경용 잔디 금지가 확정된다면 미국 내 첫 사례가 된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라스베이거스는 카지노 호텔 앞 화려한 분수쇼 등으로 유명하지만 실제로는 물부족으로 고심하는 곳이라고 AP는 전했다.

특히 지난해 라스베이거스 지역에선 240일 연속 강우량이 측정되지 않아 최장 기록을 세웠을 정도로 물 부족이 최악인 상황이다.

당국은 2003년께부터 앞마당 신규 조경을 금지하는 등 단계적 잔디 퇴출에 나섰지만 정작 2019년 이후 물소비가 9% 증가하는 등 난관에 부딪히자 이번엔 전면 퇴출이라는 강수를 꺼내 들게 됐다.

네바다주 수자원 당국 총괄인 콜비 펠레그리노는 다른 지역으로도 이같은 시도가 퍼질지 확신할 수 없지만 "콜로라도강에 의지해 사는 공동체라면 모두 변화에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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