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만큼 입학하기 어렵다는 중국의 후판대학교가 위기에 처했다. 중국 정부가 후판대의 신입생 입학을 중단시켰기 때문이다. 후판대 설립자인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중국 정부에 ‘미운털’이 박힌 것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1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후판대는 지난달 말부터 시작할 예정이었던 올해 신입생들의 수업을 중단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후판대의 이번 신입생들이 언제부터 수업을 받을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FT는 이번 사건에 대해 “중국 정부의 압박이 마윈의 사업을 넘어 그가 관여한 다른 영역까지 확대된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마윈은 2015년 자신의 고향인 항저우에 후판대를 세우고 총장을 맡았다. 마윈 및 트래비스 칼라닉 우버 창업자 등이 강의하는 후판대는 중국의 최고 명문 경영대학원 반열에 올랐다. 후판대의 재학연한은 3년이며 학생들은 회사를 세워 3년 동안 법인세를 납부하고 최소 30명을 고용해 연매출 3000만위안을 올려야 한다.

FT는 베이징 고위 관료들 사이에서는 후판대가 현대판 동림서원을 연상케 한다는 평가가 일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동림서원은 17세기 명나라에 저항하는 세력의 중심지였다. FT는 소식통일 인용해 “중국 정부는 마윈이 후판대를 통해 공산당에 대항할 엘리트 기업가들을 조직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10일 알리바바에 중국 사상 최대 반독점 과징금인 182억위안(약 3조1000억원)을 부과했다. 알리바바가 시장지배자 지위를 남용해 경쟁사들의 영업을 방해했다는 이유다. 마윈이 지난해 11월 중국 정부의 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이후 중국 정부는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 취소 등 여러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