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서 백인남성에게 "코로나바이러스 갖고 돌아가라" 봉변
교민보호 예방차원서 강력한 법적 대응 나서기로
남아공 한인회장 일행, "중국놈아 꺼져라" 인종차별 당해

손춘권 남아프리카공화국 신임 한인회장이 최근 요하네스버그의 한 골프장에서 현지 백인으로부터 욕설과 함께 인종차별 봉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은 부활절 연휴 기간이던 지난 4일 C모 골프 클럽에서 같이 운동하던 한 상사 주재원 부부와 함께 백인 F모로부터 "개 같은 중국인아, 너희 나라로 당장 꺼져라. 코로나바이러스를 갖고 당장 중국으로 돌아가라"는 말과 함께 욕설(F-word)을 들었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F와 같이 있던 3명의 인도계도 함께 손 회장 일행에게 욕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F 등은 손 회장 일행을 중국인으로 착각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손 회장 일행 3명은 전반 9홀을 끝내고 순서대로 후반 9홀을 돌기 위해 10번 홀로 이동하는데 자신들이 알지 못하는 F 일행 4명이 그곳에서 티샷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에 손 회장은 골프장 관리자인 마셜을 불러서 다음 티오프 순서가 자신들이라는 확인을 받은 후 플레이를 하려는 순간 갑자기 F 등으로부터 이런 봉변을 당했다.

손 회장은 뜻밖에 이런 위협을 받자 "동행한 주재원 부부가 남아공에 온 지 1개월밖에 안 된 터라 크게 두려움을 느꼈다"라면서 "우리는 공포감 속에 제대로 항의도 못 한 채 우선 빠르게 티샷을 하고 그 자리를 벗어났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다음 홀에서 골프장 매니저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남은 홀을 마무리한 다음 클럽 사무실에 들러 그날 일어난 일을 보고했다.

다음날 손 회장은 C 클럽으로부터 사과의 이메일을 받았지만 계속 불안감과 패닉 상태가 지속돼 C 클럽에 가서 F에 관한 개인정보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클럽 측은 개인정보를 함부로 내줄 수 없다고 했다고 한다.

손 회장은 "경찰에 인종차별 건으로 F를 고발하려고 했으나 신상정보가 없으면 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라며 "다른 클럽 관계자를 통해 성명을 확인하고 개인적으로 F라는 사람을 구글로 검색한 결과, 한 IT 회사에서 부사장으로 있는 사실을 파악했다"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F는 욕설로 나를 협박했고 인종차별을 했으며 특히 새롭게 남아공을 방문한 내 친구도 겁박했다"라면서 "이는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

어떤 이유로도 인종차별은 없어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미국에서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증오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4천여 다른 남아공 교민도 자신과 같은 어처구니없는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

손 회장은 "변호사의 자문에 따라 남아공 인권위원회에 제소하거나 인권 관련 평등 법원(Equality courts)에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또 8일 C 클럽 골프 위원회에 출석해 클럽에서 가해자의 분명한 사과문을 게재하지 않는다면 법적 소송에 들어갈 것이라는 자신의 입장을 전했다.

클럽 측은 재발 방지를 위해 교육과 홍보도 할 것이라면서 48시간 이내 답변을 손 회장에게 주기로 했다고 한다.

손 회장은 지난 2월 26일 남아공 한인회 이사회에서 전임 김맹환 남아공 한인회장의 뒤를 이어 제16대 한인회장으로 추대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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