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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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가 영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어린이 대상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이 중단됐다. 이 백신을 맞은 성인 접종자 중 희귀한 혈전증을 호소한 사례가 잇따라 보고되면서다. 유럽의약품청(EMA)은 백신과 희귀 혈전증 간 인과관계가 있는지 등을 검토해 이르면 7일 발표할 계획이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대는 올해 2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의 어린이 대상 임상시험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옥스퍼드대와 아스트라제네카는 만 6~17세 청소년 300명을 대상으로 이 백신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추가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당초 올해 여름께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영국에서 이 백신을 둘러싼 혈전증 유발 논란이 불거졌다.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은 지난 4일 이 백신을 접종한 뒤 30명이 혈전증을 호소했고 이중 7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영국 정부가 만 30세 미만 성인에게 아스트라제네카 외에 다른 백신을 접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EMA의 백신 전략 책임자인 마르코 카발레리는 6일 이탈리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AZ 백신과 희귀 혈전증 간 인과관계가 없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주장해 논란을 부추겼다. 보도 직후 EMA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며 “검토가 마무리되는 대로 브리핑할 예정”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브리핑은 7~8일께 진행할 계획이다.

EMA 결정에 따라 유럽 각국의 추가 조치도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희귀 혈전증 등을 호소하는 환자는 55세 미만 여성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국가 중 덴마크와 노르웨이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중단한 상태다. 덴마크는 지난달 25일 이 백신의 접종 중단 조치를 3주 연장했다. 노르웨이도 이달 15일까지 이 백신 접종을 중단키로 했다.

프랑스는 지난달 19일부터 이 백신 접종 연령을 55세 이상으로 제한했다. 55세 미만 성인 접종에는 이 백신을 사용하지 않는다. 네덜란드는 지난 3일부터, 독일은 지난달 말부터 이 백신을 60세 이상 성인에게만 접종하도록 했다. 스웨덴, 핀란드, 스페인은 각각 65세 이상 성인에게, 아이슬란드는 70세 이상 성인에게만 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임상 중 부작용 우려로 중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 백신이 정식 허가를 받기 전 임상시험에 참여한 접종자 중 횡단성 척수염 환자가 나와 임상시험이 중단됐다. 조사 결과 백신과의 인과관계가 없는 것으로 확인돼 바로 재개됐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