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미국, 동맹국에 '중국 행동 저지하겠다' 신호"
"중국, 핵심이익 수호위해 항모전단 투입하겠다는 야망"

미국과 중국의 항공모함 전단이 지난 주말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의 분쟁 수역에서 동시에 항해 작전을 수행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6일 중국의 싱크탱크인 남중국해전략태세감지계획(南海戰略態勢感知計劃·SCSPI)을 인용해 미군 핵 추진 항공모함인 시어도어 루스벨트호가 이끄는 항모전단이 믈라카 해협을 통과해 지난 4일 남중국해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유도미사일 구축함인 USS 머스틴함도 동중국해에서 작전을 수행하다 지난 3일에는 창장(長江·양쯔강) 하구 부근까지 접근했다고 SCSPI가 밝혔다.

SCSPI가 공개한 항적도에 따르면 머스틴함은 3일 오전 0시 36분 중국 상하이(上海) 동쪽 250㎞ 해역에서 남하를 시작해 04시 48분 창장 하구 저우산(舟山)군도 동쪽 50㎞ 지점을 통과했다.

미국·중국 항모전단, 동·남중국해서 동시 항해작전

머스틴함은 미 해군 7함대 소속으로 일본 요코스카(橫須賀)를 모항으로 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인민해방군(중국군) 소속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함을 주축으로 한 항모전단도 지난 3일 미야코(宮古) 해협을 통과해 서태양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미국과 일본을 겨냥한 '무력 시위'에 나섰다.

일본 방위성 통합막료감부는 지난 3일 오전 8시 일본 나가사키 현단죠군도(男女群島) 서남쪽 약 470㎞ 해역에서 6척의 군함으로 편성된 중국 항모전단을 해상자위대가 발견했다고 지난 4일 발표한 바 있다.

일본해상자위대가 발견한 중국 항모 전단은 랴오닝함 외에 055형 난창(南昌)함, 052D형 청두(成都)함, 타이위안(太原)함, 054A형 호위함 황강(黃岡)함, 901형 종합보급함 후룬후(呼倫湖)함으로 편성됐다.

미야코 해협은 일본 오키나와현의 미야코섬과 오키나와섬 사이의 해협으로, 동중국해와 태평양을 잇는 요충지다.

중국 랴오닝함 항모전단의 미야코 해협 통과는 중국 국방부가 일본을 겨냥해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에 대한 '도발적 행동을 중지하라'고 촉구한 지 며칠 뒤에 이뤄진 것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항모전단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동시에 존재감을 드러낸 데 대해 이 지역에서 미·중 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항모전단의 남중국해 및 동중국해 항해 작전은 남중국해 휫선(Whitsun) 암초 부근에 정박 중인 중국 선박들로 중국과 필리핀이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최근 남중국해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위치한 휫선 암초 부근에 중국 선박 220여 척이 대규모로 정박하며 중국과 필리핀 간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이들 선박이 어선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필리핀은 해상 민병대 선박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호주 맥쿼리대의 벤 쉬리어 교수는 미국 항모 전단의 남중국해 항해에 대해 남중국해 및 동중국해 분쟁 수역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대응함과 동시에 필리핀과 같은 동맹국에 대해 "미국은 신뢰할 만하고, 능력이 있는 동맹"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그는 또 중국의 항모전단의 동중국해 항해에 대해선 '핵심적인 영토적 이익'이 걸린 데 수역에 대해선 항모전단을 이용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싱가포르 난양이공대의 콜린 코 교수는 휫선 암초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항모전단 남중국해 항해에 대해 미국이 역내에서 신뢰할 만한 군사력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중국의 '어떤 극적인 행동'도 저지하겠다고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항모전단의 미야코 해협 통과에 대해선 "미국이 주도하는 중국 해상 이익에 대한 봉쇄에 대응하기 위한 작전 능력을 키우려는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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