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부장, 외교장관 회담 후 미얀마 문제 6대 원칙 강조
중국, 미얀마 반중감정 고조에 곤혹…"대화로 해결해야"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미얀마에서 반(反)중 감정이 고조되는 가운데 '내정 불간섭' 원칙을 강조한 중국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6일 미얀마 나우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계 공장에 대한 공격에 이어 전날에는 시위대가 중국 국기를 불태우는 모습이 소셜미디어 서비스(SNS)에 올라왔다.

미얀마 군부의 민간인 시위대 학살을 규탄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에도 중국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한 반발이다.

중국은 여전히 '대화와 협상'을 강조하고 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달 31일부터 3일까지 한국·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필리핀 외교장관과 회담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얀마 사태에 대한 '3대 지지'(三个支持)와 '3대 회피'(三个避免) 등 6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3대 지지는 미얀마 각 측이 대화를 통해 정치적 해결 방안을 찾고 내정불간섭 원칙 속에 아세안이 설득과 대화하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의 방식을 채택하며 아세안 지도자 특별회의를 통한 문제 해결을 지지한다는 내용이다.

반면 3대 회피는 유혈사태와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태 악화를 막고 유엔 안보리의 부당한 개입에 반대하며 외부 세력의 선동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왕 부장은 그러면서 "미얀마는 아세안 대가족의 중요한 구성원이자 중국의 이웃"이라고 강조한 뒤 "현재 사태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상황이 하루빨리 안정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전날 미얀마 수도 양곤에서 진행된 반(反) 쿠데타 시위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도로 한 가운데서 중국 오성홍기에 기름을 붓고 라이터로 불을 붙이는 영상이 SNS를 통해 퍼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중국이 군사정권을 보호하고 있다'라거나 '유엔이 군부 쿠데타에 강한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중국이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 언론매체들은 미얀마의 반중 감정을 고려한 듯 시위 내용에 대한 보도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앞서 지난달에는 양곤에 있는 중국계 공장 30여 곳이 공격받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