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회 내 아시아계에 대한 배척심리가 확산하면서 뉴욕에서 관련 증오범죄가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뉴욕 경찰(NYPD)에 접수된 아시아계 증오범죄가 올해 35건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신고 건수 28건을 넘는 수치이자 2019년 3건의 열배가 넘는 수준이다.

증오범죄는 일반적으로 경찰 신고 사례가 적다는 점에서 실제 아시아계 증오범죄 발생 건수는 더 많을 것으로 NYT는 풀이했다.

또한 NYT는 미 전역의 언론보도를 자체 분석한 결과, 지난해 3월부터 현재까지 110건 이상의 아시아계 대상 증오 범죄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NYT는 명확하게 아시아계를 겨냥한 범죄만 집계했다고 전했다.

특히 같은 기간 뉴욕이나 보스턴에서 아시아인을 제외한 다른 인종에 대한 증오범죄는 되레 감소세를 나타냈다고 NYT는 설명했다.

아시아인에 대한 증오범죄 신고 급증이 단순히 범죄 증가의 연장선으로 보이지 않는 이유다.

집계된 범죄사례 가운데 절반의 경우 "중국으로 돌아가라"나 "너는 바이러스" 등 아시아계에 대한 차별 발언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초부터 확산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진원지가 아시아 국가인 중국으로 추정되면서 미국 사회의 아시아계에 대한 배척심리가 심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NYT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로 부르면서 아시아계에 대한 반감이 확산된 점이 있다고 꼬집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 양극화 심화 속 흑인과 히스패닉 등 소수인종이 상대적으로 타격을 입은 점도 아시아계 혐오 확산 요인으로 풀이된다. 코로나 방역을 위한 봉쇄조치로 피해를 입은 흑인·히스패닉계와 저소득 백인의 불만이 아시아계에 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