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세계 성 평등 수준이 36년 전으로 후퇴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성 평등을 이루려면 135.6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디아 자히디 세계경제포럼(WEF) 이사는 1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성 평등이 달성되려면 100년은 충분치 않은 시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자히디 이사는 소매업, 관광업 등 여성 근로자 고용 비중이 큰 업종들이 코로나19 타격을 심하게 받으면서 성별 격차가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는 (세계 경제에) 거대한 영향을 미쳤다"며 "과거에 이뤄졌던 수많은 진전이 후퇴했다"고 했다.

코로나19 봉쇄조치로 학교들이 문을 닫으면서 많은 여성이 집에서 육아의 책임을 추가로 떠맡게 됐다고도 했다. 업무와 육아의 '이중 부담'이 가해지게 됐다는 얘기다. 시장조사 업체 입소스에 따르면 이런 '이중 부담'이 스트레스와 고용 안정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고, 일과 삶의 균형을 무너뜨린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자히디 이사는 정부가 성별 격차를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정부가 어린이와 노인을 돌보기 위한 사회기반시설(SOC)에 투자해야 한다는 얘기다. 전통적으로 여성들이 짊어졌던 책임을 덜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자히디 이사는 기업들도 여성 고용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창의성과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다양성이 필요하다"며 "기업은 (여성 고용을) 투자로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