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향한 태도 변화 감지…최근 일본 방문해 2+2회담 참여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의 한국형 전투기(KF-X) 시제 1호기 출고식 참석을 두고 상당한 '긍정 기류'가 조성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프라보워 국방장관, KF-X 출고식 참석 '긍정 기류'
1일 외교·방산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프라보워 장관은 여러 차례 한국 정부의 방한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야당 총재인 그는 지난 두 차례 대선에서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맞붙었다가 패배했다.

우리 정부는 대선에서 패한 프라보워와 별다른 관계를 형성하지 않던 중 조코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의 안정성'을 이유로 그를 2019년 10월 국방부 장관으로 발탁하면서 한국과 방산 협력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프라보워는 국방장관 취임 후 KF-X 개발 분담금 재협상 타결에 브레이크를 걸었고, 현재까지 분담금 비율 조정 등의 진전이 없다.

인도네시아는 분담금 6천44억원을 연체했고, 작년 3월 경남 사천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파견돼 있던 기술진 114명을 본국으로 철수시킨 뒤 재파견하지 않았다.

더구나 2019년 3월 대우조선해양에 2차로 주문한 1천400t급 잠수함 3척과 관련해서도 계약금 납입 등 아무런 이행을 하지 않아 사업이 무기한 유보 상태다.

인도네시아 프라보워 국방장관, KF-X 출고식 참석 '긍정 기류'
프라보워는 장관 취임 후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유럽 국가는 방문했으나, 한국 정부의 방한 초청은 한 번도 응한 적이 없다.

그는 지난 주말부터 일본 도쿄를 방문해 외교·국방(2+2)회담에 참여, 일본의 인도네시아에 대한 무기 수출을 염두에 둔 '방위장비품·기술이전협정'을 체결하기로 했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여러 차례 프라보워 장관에게 손을 내밀었다.

2019년 12월 당시 정경두 국방장관이 자카르타에서 프라보워와 만나 초청했고, 박태성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도 정부의 방한 초청 의사를 거듭 전달했다.

그리고, 지난달 중순 강은호 방위사업청장이 대우조선해양과 인도네시아 국영 PAL조선소가 공동 건조한 잠수함 인도식 참석차 자카르타를 방문해 프라보워 장관과 만나 KF-X 시제 1호기 출고식에 참석해 달라고 요청했다.

인도네시아 프라보워 국방장관, KF-X 출고식 참석 '긍정 기류'
프라보워 장관은 강 청장과 두 차례 면담하면서 본래 차관 행사로 진행하려던 잠수함 인도식에 참석하기로 마음을 바꿨고, 강 청장과 박 대사, 정연수 국방무관을 자신의 전용기에 태워주는 등 우호적인 태도 변화를 보였다.

이러한 변화가 이달 중순 예정된 KF-X 시제기 출고식 참석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인도네시아 현지 매체들도 잠수함 인도식 이후 "KF-X 사업 참여를 중단한 것이 아니라 계속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잇따라 보도했다.

외교가에서는 프라보워 장관 방한과 관련해 상당히 긍정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며 준비하는 분위기다.

다만, 한국행 비행기를 탈 때까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만약 프라보워 장관이 한국에 간다면 우리 정부 고위급 면담과 이를 통한 KF-X 공동개발 사업 재시동, 잠수함 2차 사업 진행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출고식에 불참하더라도 양국 방산 산업이 좌초했다고 판단하기에는 한국 방산 수출 역사와 관계에서 인도네시아가 차지하는 의미가 크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인도네시아 프라보워 국방장관, KF-X 출고식 참석 '긍정 기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