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쇼빈의 보디카메라 첫 공개…자기 행동 변호 처음 드러나
편의점 직원은 "위조지폐 안 받았으면 죽음 피했을 텐데"
살해혐의 경찰, 플로이드 의식 잃자 "몸집 커 통제해야 했다"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짓눌러 숨지게 한 당시 미국 미니애폴리스 경찰관 데릭 쇼빈(45)에 대한 재판이 31일(현지시간)에도 계속됐다.

사흘째인 이날 재판에서는 사건 당시 쇼빈의 몸에 부착돼 있던 보디 카메라에 포착된 동영상이 처음으로 공개됐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이 동영상을 보면 쇼빈은 플로이드를 제압한 이유에 관해 "우리는 이 사람을 통제해야만 했다.

왜냐하면 그는 몸집이 꽤 크기 때문"이라며 "그리고 아마도 그가 뭔가 약물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쇼빈의 무릎에 9분 넘도록 목을 짓눌린 플로이드가 의식을 잃어 구급차에 실려 간 직후 목격자 찰스 맥밀리언이 "당신이 한 일을 존경하지 않는다"고 말하자 쇼빈이 "그건 한 사람의 의견"이라고 대꾸한 뒤 한 말이다.

이날 발언은 쇼빈이 자신의 입으로 자기 행동을 변호한 것이 처음으로 공개된 것이라고 CNN은 지적했다.

재판에서는 또 사건 당시 플로이드가 한 발언도 공개됐다.

플로이드는 처음 자신이 앉아 있는 차에 경찰관들이 다가오자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며 "제발 쏘지 마세요, 경찰관님"이라고 말했다.

플로이드는 또 체포된 뒤에는 "겁이 난다"며 "나는 나쁜 사람이 아니다"라며 밀실 공포증이 있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경찰관들이 그를 땅에 눕힌 뒤에는 "엄마", "엄마 사랑해요", "우리 애들한테 내가 사랑한다고 말해달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플로이드가 사망 직전 20달러짜리 위조지폐로 담배를 산 것으로 알려진 편의점 '컵푸즈'에서 일한 종업원 크리스토퍼 마틴(19)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마틴은 플로이드가 가게로 들어왔을 때 야구를 했느냐고 물었고 플로이드는 축구를 했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마틴은 다만 "그가 하려던 말을 할 때까지 다소 오랜 시간이 걸렸다"면서 "그가 약물에 취한 것처럼 보였다"고 증언했다.

마틴은 또 플로이드가 건넨 지폐를 받았을 때 100달러짜리에 있을 법한 푸른 얼룩이 있다는 걸 발견했고 그래서 위조지폐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매니저에게 말했고, 매니저 지시로 길 건너편 차 안에 있던 플로이드에게 가서 가게로 다시 와달라고 2차례나 요구했지만, 플로이드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마틴은 다만 플로이드가 그게 위조지폐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도 이를 받은 것은 플로이드에게 호의를 베푼 것이었다고 말했다.

마틴은 "만약 내가 그 지폐를 받지 않았더라면 이것(플로이드의 죽음)을 모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목격자 맥밀리언은 경찰관들이 플로이드를 붙잡는 것을 보고 "플로이드씨, 플로이드씨. 순순히 따르세요.

차로 들어가세요.

왜냐하면 그런 속성의 것에는 이길 수가 없어요"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맥밀리언은 상황을 좀 순조롭게 만들어 도우려 애쓴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법원은 모두 14명을 배심원으로 선정해 증언을 듣고 있다.

성별로는 5명은 남성, 9명은 여성이며, 인종별로는 백인이 8명, 흑인이 4명, 2명은 혼혈이다.

14명 중 12명이 실제 배심원으로 활동하며 2명은 배심원 예비후보다.

이들 배심원의 신원은 재판이 끝날 때까지 공개되지 않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