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 경찰이 코로나19 음성 확인서 없는 수백명 돌려보내
미국행 나선 중미 캐러밴, 온두라스 국경도 못 넘고 해산
함께 미국행에 나선 온두라스 이민자 수백 명이 경찰에 가로막혀 온두라스도 벗어나지 못한 채 후퇴했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에 따르면 전날 온두라스 경찰은 국경 길목을 막고 신분증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음성 확인서가 없는 이들의 통과를 막았다.

경찰에 따르면 과테말라와 접한 북부 국경에 도착한 이민자 중 90%가 코로나19 음성 진단서를 제시하지 못했다.

이들은 경찰 차량을 타고 자신들이 출발했던 온두라스 북부 도시 산페드로술라로 다시 돌아가야 했다.

국경을 몰래 넘은 이들 중 32명도 과테말라 측에 적발돼 추방됐다고 온두라스 당국은 밝혔다.

전날 새벽 산페드로술라에서 도보로 길을 떠난 이들 이민자는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미국행을 시도한 캐러밴이었다.

미국행 나선 중미 캐러밴, 온두라스 국경도 못 넘고 해산
캐러밴은 걷거나 차를 타고 무리 지어 이동하는 이민자 행렬을 가리킨다.

여정 중의 위험을 최소화하고 미국행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집단 이동을 택한 것이지만, 최근 캐러밴의 북상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압박 속에 경유 국가인 멕시코와 과테말라가 캐러밴을 적극적으로 차단했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이들 국가는 캐러밴에게 쉽게 길을 열어주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바이든 취임 무렵 온두라스에서 출발한 올해 첫 캐러밴 수천 명은 과테말라 군경의 철벽 수비에 막혀 해산했다.

1월 캐러밴은 그나마 무력으로 온두라스 국경을 넘어 과테말라까지 가는 덴 성공했지만, 이번엔 온두라스 당국이 일찌감치 길을 막은 것이다.

캐러밴의 북상은 번번이 막혔으나 개별적으로 은밀하게 미국 국경까지 도달하는 중미 등의 이민자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2월 한 달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서 붙잡힌 불법 이민자들은 모두 10만 명으로, 2019년 중반 이후 최고치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