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에 전화를 걸어 '적절한 에너지 가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주요 산유국 연합체인 OPEC+가 감산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회의가 열리기 전 미국이 사우디에 유가 안정 요구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과 통화했다"며 "소비자들에게 적절한 가격에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세계 각국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의 개입으로 OPEC+의 감산 결정에 불확실성이 더해졌다"고 분석했다. 앞서 주요 외신들은 OPEC+이 최소 한달간 감산 조치를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지난달 30일 OPEC+ 공동기술위원회가 세계 원유 수요 전망을 부정적으로 봐서다.

OPEC+ 공동기술위원회는 올해 세계 원유 수요 증가량을 하루평균 560만 배럴로 추산했다. 기존 전망치인 하루평균 590만 배럴에서 30만 배럴 내려잡은 것이다. 4~6월 원유 수요는 기존 예상보다 100만 배럴씩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를 두고 "OPEC+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쌓인 원유 재고를 줄이기 위해 더 천천히 감산량 축소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유가가 상당히 오른 만큼 각 산유국에서도 원유 생산을 기존보다 늘리자는 요구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헬리마 크로프트 RBC캐피털마켓 수석상품전략가는 "러시아와 아랍에미리트(UAE)도 사우디에 감산 축소를 하자고 촉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OPEC+은 1일 산유량 조정 회의를 연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5월물은 장중 배럴당 60.24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 5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3.76달러에 팔렸다. 두 유종 모두 전 거래일 대비 가격이 1.5% 이상 올랐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