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케고스 투자 실패로 유동성 위기 직면
돈 빌려준 크레디트스위스, 손실 불가피
블록딜 나선 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손실 최소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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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굴지의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CS)가 3조원대 손실을 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계 펀드매니저 빌 황이 이끄는 아케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가 투자 실패로 유동성 압박에 직면하자, 아케고스에 돈을 빌려준 CS의 손실이 불가피해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현지시간) 베렌버그 은행이 아케고스 캐피털 사태로 인한 CS의 손실을 32억 달러(약 3조6300억원)로 분석했다고 보도했다.

CS는 아케고스와 총수익스와프(TRS)와 차액거래(CFD) 계약을 맺고 자금을 빌려줬다. 이외에도 노무라와 골드만삭스 등 여러 IB가 아케고스와 거래를 했지만, 구체적인 거래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 중 CS의 피해가 가장 심한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다른 IB보다 대응이 늦었기 때문이다.

보유자산이 100억 달러(11조3500억원) 수준인 아케고스는 TRS와 CFD 등 차입 투자를 통해 500억 달러(56조7500억원) 상당의 투자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한 일부 종목의 주가가 하락해 증거금이 부족해질 정도로 손실이 발생하자 아케고스는 IB들에 부족한 증거금을 추가 납부하는 일정을 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는 지난 26일 담보로 잡고 있던 주식을 대량매매(블록딜)로 처분해 손실을 최소화했다. 모건스탠리도 휴일인 28일 밤 담보였던 비아콤 CBS 주식 4500만주를 블록딜로 처분했다.

CS도 26일부터 손실 최소화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지만, 골드만삭스나 모건스탠리처럼 완전하게 위험을 청산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29일 뉴욕증시에서 CS는 11.50% 폭락했으며, 다음날인 30일에도 추가로 3.07% 하락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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