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과정 촬영 10대 소녀 "플로이드, 울며 엄마 찾아…자기 끝난 것 안듯"
플로이드 살해 경관 재판서 증인들 "살인을 목격했다"
강압적인 체포 과정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숨지게 한 미국의 전(前) 미니애폴리스 경찰관 데릭 쇼빈(45)의 재판에서 증인들은 당시 쇼빈의 행위를 "살인"이라고 묘사했다.

30일(현지시간) 미 미네소타주 헤너핀카운티 지방법원에서 열린 쇼빈에 대한 이틀째 재판에서 검찰 측 증인들은 이같이 증언했다고 CNN 방송과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현장 목격자인 도널드 윌리엄스는 플로이드가 구급차로 옮겨진 뒤 긴급전화인 911로 신고를 했다면서 "왜냐하면 내가 살인을 목격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경찰(의 과실)에 대해 경찰에 신고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고 증언했다.

이날 법정에서 배심원들에게 공개된 당시 신고 음성에 따르면 윌리엄스는 911 교환원에게 "한 경찰관이 이 시민을 죽이려 한다"고 말했다.

고교·대학 시절 레슬링 선수였고 현재 프로 종합격투기(MMA) 선수인 윌리엄스는 전날에도 증인으로 나와 쇼빈이 플로이드를 상대로 목 조르기(blood choke) 기술을 시행했다고 증언했다.

미국 경찰관들이 쓰는 목 조르기는 뒤에서 팔로 사람의 목을 감아 혈관을 압박함으로써 뇌로 혈액·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도록 하는 제압 기술이다.

그는 또 쇼빈이 플로이드의 목에 가해진 압박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플로이드가 움직일 때마다 자세를 고쳤다고 밝혔다.

윌리엄스는 플로이드가 공기를 마시기 위해 숨을 헐떡이고 그의 눈알이 머리 뒤로 넘어가며 그의 코에서 피가 뿜어져 나오는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플로이드 살해 경관 재판서 증인들 "살인을 목격했다"
플로이드의 마지막 순간을 동영상으로 포착하고 이를 공유해 이 사건이 전 세계로 알려지는 단초를 제공한 다넬라 프레이저(18)도 이날 법정에 나와 "공포에 질리고 겁먹고 목숨을 애원하는 한 남자"를 봤다고 말했다.

프레이저는 "조지 플로이드가 '숨 쉴 수 없어요', '제발 좀 놔주세요.

숨 쉴 수가 없어요'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며 "그는 울면서 엄마를 찾았다…마치 자기가 끝났다는 것을 아는 것 같았다"고 증언했다.

프레이저는 또 플로이드를 놔주라는 군중의 애원에 쇼빈이 어떤 반응을 보였느냐는 물음에 "그저 우리를 쳐다봤다.

이렇게 차가운, 냉혹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는 우리가 뭐라고 하는지에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쇼빈이 군중의 요구에 반응해 더 세게 무릎을 꿇는 것처럼 보였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쇼빈은 2급 살인과 2급 우발적 살인, 3급 살인 등 3가지 혐의로 기소됐다.

각각의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될 경우 2급 살인에 대해서는 최대 40년, 2급 우발적 살인은 최대 10년, 3급 살인은 최대 25년의 형량이 부과될 수 있다.

이는 독립적으로 적용된다.

한편 플로이드의 유족은 쇼빈의 변호인 측이 플로이드에 대한 인격 살인을 시도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플로이드의 동생 필로니스 플로이드는 이날 CNN에 "우리는 그 동영상을 봤고, 팩트를 갖고 있다"며 "그들은 그를 인격 살인하려 하고 있다.

팩트가 없을 때는 그게(인격 살인) 당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쇼빈의 변호인이 숨진 플로이드의 체내에서 필로폰과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성분이 발견됐다고 강조하며 그의 사인을 약물 남용과 지병으로 몰고 가려는 것을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