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대 상무위, 2개 법안 통과…시진핑 주석령 신속 서명
중국, 미국 반대에도 홍콩 선거제 개편안 만장일치 통과
중국이 미국 등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반(反)중 세력의 출마를 막기 위한 홍콩 선거제 개편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30일 환구망(環球網)과 인민망(人民網) 등에 따르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이날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체 회의에서 홍콩행정장관 선출법 개정안과 홍콩입법회 선출 및 투표절차법 개정안 등 2건의 홍콩 선거제 개편안을 167명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홍콩 선거제 개편안이 통과되자마자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은 주석령 제75호와 제76호에 서명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행정장관 선거인단 규모는 1천200명에서 1천500명으로 늘어난다.

현재 선거인단 공상(工商)·금융(金融)계, 전업(專業·전문직)계, 노공(勞工·노동)·사회복무(서비스)·종교계, 입법회 의원 등 정계에 전인대·정협 홍콩 대표단 등 300명이 추가됐다.

또 공직선거 후보자의 출마 자격을 심사하는 자격심사위원회도 신설하기로 했다.

자격심사위원회는 '애국자가 통치하는 홍콩' 원칙에 따라 선거인단, 행정장관, 입법회 의원 후보자의 자격을 심사하며 자격심사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수 없도록 했다.

입법회 의석은 현재 70석에서 90석으로 늘어났다.
중국, 미국 반대에도 홍콩 선거제 개편안 만장일치 통과
각각 35석이던 선출직과 직능대표가 각각 20석과 30석으로 줄었고, 선거인단 내에서 선출하는 의석이 40석 추가됐다.

홍콩 선거제 개편은 이미 지난 1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인대 전체회의에서 '홍콩 선거 제도 완비에 관한 결의안' 초안이 압도적인 찬성으로 처리되면서 일찌감치 최종 통과가 예견됐다.

홍콩 정부가 관련 지방법을 개정하는 일이 남았지만, 이 절차도 오는 5월이면 모든 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관영 언론들은 예상했다.

중국 정부가 '일국양제의 제도적 보완'과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 원칙'을 강조하는 데다 내년 3월 행정장관 선거를 앞두고 선거인단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관련 절차를 빠르게 마무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홍콩 정부는 선거제 개편 관련, 법 개정 일정을 환영한다"며 "지방법 개정을 위해 밤낮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