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수업 못하는 어린이 위해 학교 운영…재활용 교재로 20여명 수업 중
'코로나 악화' 브라질서 10대가 운영하는 '희망의 학교' 화제
브라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사망자 급증으로 암울한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10대 소녀가 등교수업을 못 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작은 학교를 운영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북동부 마라냥주의 주도(州都)인 상루이스로부터 385㎞ 떨어진 코엘류 네투시의 한 가정집에서 최근 '희망의 학교'가 문을 열었다.

'희망의 학교'를 운영하는 사람은 놀랍게도 올해 12살 된 소녀 에리카 레아우.
에리카는 지난해 5월께부터 마라냥주의 공·사립 학교들이 일제히 등교수업을 중단하면서 자신도 학습 기회를 잃어버렸지만, 자신보다 더 어린 학생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등교수업이 중단된 이후 주로 거리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던 에리카는 고심 끝에 작은 학교를 만들어 운영하기로 했다.

건조하고 더운 날씨에 거리에서 놀며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일종의 '재능 기부'를 선택한 셈이다.

'코로나 악화' 브라질서 10대가 운영하는 '희망의 학교' 화제
처음에는 허름한 집에서 20여 명의 학생과 수업을 시작했으나 집주인이 탐탁지 않게 여기면서 자리를 비워줘야 했다.

에리카는 포기하지 않고 어머니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어머니가 집 한쪽에 공간을 내주면서 '희망의 학교'는 다시 문을 열었다.

에리카의 기특한 생각은 마을 공동체에 작은 울림을 주었고, '희망의 학교' 학생은 20명을 넘었다.

에리카는 "팬데믹(대유행)이 시작된 뒤 많은 사람이 코로나에 걸렸고 우리는 학교 수업을 중단해야 했다'면서 "거리보다는 학교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어 마을 어린이들을 위한 선생님이 됐다"고 말했다.

'희망의 학교'에서 사용하는 교재의 상당 부분은 에리카의 어머니 마리아 도니제치 레아우(60)가 주로 마련하고 있다.

마리아는 재활용품을 모아 놓은 쓰레기 더미를 뒤져서 버려진 책과 공책, 학용품을 수집해 에리카에게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